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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R의 공포에 중동 리스크까지 '겹악재'…외국인 순매도 최대

2024-08-06

빅테크 실적 부진, 중동 리스크 부각에 투자심리 위축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 유동성 환경도 급격히 악화
외국인 5일 하루에 국내 주식 현물 1조5천281억 매도
정부, 한국거래소 "글로벌 변동성 확대, 모니터링 강화"

미국발 R의 공포에 중동 리스크까지 겹악재…외국인 순매도 최대
한국거래소는 5일 미국 경기침체 우려 등으로 인한 국내 증시 급락 상황에 대응하여 긴급 '비상대책위원회'를 개최하고 국내외 시장 상황을 집중 점검하고, 향후 국내외 증시 동향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장상황 점검을 위한 비상대책 회의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을 포함해 일본, 대만까지 아시아 증시가 5일 초토화됐다.


아시아 증시가 한꺼번에 대폭락한 배경에는 먼저 미국발 'R의 공포(경기침체 공포)'를 꼽을 수 있다. 'R의 공포'는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에서 촉발됐다. 지난달 미국 실업률은 4.3%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동시에 2021년 10월(4.5%) 이후 2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해 금융시장에 충격파를 던졌다.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도 시장 전망치를 밑돌며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을 증폭시켰다.

여기에 엔비디아,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의 실적 부진 우려도 부각되고 있다. '투자 달인'으로 통하는 워런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애플 주식 보유분을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현금 보유액을 늘렸다. 다른 투자자들이 현재 미국 주식시장 '꼭지점'이라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하마스 최고 정치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암살된 이후 악화일로인 중동 사태도 또 다른 원인으로 지목된다. 전문가들도 미국발 경기 지표와 더불어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재부각된 점이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엔화 절상에 따른 '엔 캐리 트레이드'(엔화를 저리로 빌려 고수익 자산에 투자) 청산 본격화 등 유동성 환경이 급격히 악화된 탓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급락한 여파도 있지만, 가장 큰 원인은 일본 증시 급락으로 보고 있다"며 "달러/엔이 140엔까지 강세로 갔기 때문에 또 다른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일본 증시와 아시아 증시에 전반적으로 악영향을 미친 것"이라고 말했다.

다양한 악재가 겹치면서 국내시장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 '엑소더스'가 본격화하면 상황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외국인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주식 현물 1조5천281억원을 순매도하며 폭락장을 주도했다. 올해 외국인 최대 순매도를 기록한 지난 5월31일(1조3천368억원)을 1천500억원 이상 웃도는 규모다. 외국인은 올 들어 5월에만 9천540억원을 순매도했고, 1~6월에는 순매수세를 보였다. 6월 순매수액은 5조2천360억원에 달했다.

주식시장 대폭락으로 정부와 한국거래소도 비상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긴급회의를 열고 "중동의 지정학적 불안 등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으며 미국 경기둔화 우려 부각 등으로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며 "높은 경계심을 갖고 긴밀히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열고, 국내외 증시 동향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키로 했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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