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본·대만 등 아시아증시 동반 폭락
삼성전자 10.30% 하락, 16년만 최대 낙폭
주식 커뮤니티에 개미 투자자 공포 글 속속
미국발 경기 침체 공포로 코스피가 급락한 5일 여의도 KB국민은행 딜링룸에 전 세계 증기 지표가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 대비 234.64포인트(8.77%) 하락한 2,441.55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88.05p(11.30%) 내린 691.28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
패닉이다. 미국 경기 침체 공포로 '검은 월요일'이 한국 증시를 덮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멘붕'(멘탈 붕괴)에 빠졌다.
주식 관련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나라가 망한 것 같다' '대탈출에 동참해야 하는데 늦었다' '코로나19 때보다 더 무섭다'는 식의 공포가 담긴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5일 한국을 비롯한 일본, 대만 등 아시아 증시가 동반 대폭락하며 개인 투자자의 공포감도 극에 달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대거 보유 중인 삼성전자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10.30% 내린 7만1천400원에 마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던 2008년 10월 24일(―13.80%) 이후 16년 만에 최대 낙폭이다.
SK하이닉스 주가도 9.87% 떨어졌다. SK하이닉스 종목토론방에는 "반도체 폭망이고 AI는 거품이다", "사실상 3차대전", "역대 이렇게 내리는 건 못 봤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파랗게 질린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이라도 '손절'하고 도망가야 할지, 아니면 버텨야 할지 좀처럼 판단이 서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증시 변동성이 커져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는 한편, 시장 지표나 실적보다 심리적 공포감이 과도하게 반영됐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IM뱅크 본점 PB센터 서창호 PB지점장은 "미국발 경기 침체 우려와 중동 전쟁 이슈가 맞물리며 투자 심리가 극도로 위축된 영향"이라며 "다만 이번 하락폭은 중동 전쟁 이슈나 경기침체 우려 이상으로 반영된 측면이 있다. 공포 심리에 의한 매도세가 큰 만큼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기회를 엿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 PB지점장은 5일 코스피 종가(2,441.55)는 연초(1월 2일 종가 2,669.81)와 비교해 과도하게 하락해 손실구간에서 무작정 매도하기보다 종목별 저가 매수나 지수상품을 통한 투자로 반등 시 수익을 얻는 방법을 제시했다.
서 PB지점장은 "개인 투자자들은 얼마나 더 떨어질지 몰라 생기는 공포감이 클 수 밖에 없다"며 "이런 기류에 편승하기 보다 수익이 난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에 대한 대응전략을 달리하며 반등장에서 기회를 찾는 게 지금같은 폭락장을 버틸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당분간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고 분석하며 현금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했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은 단기 급락에 따른 손실이 불가피한 만큼 매도보다 기다리는 편이 낫고, 신규 매수자들은 추이를 살피며 신중하게 접근하는 게 좋다"고 했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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