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776개 숙박업소 중 138개소만 스프링클러 갖춰
호텔(88.57%), 고시원(66.67%), 모텔(22.16%), 펜션·생활형 숙박시설(7.89%), 여관·여인숙(2.61%) 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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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오후 경기 부천 모 호텔에서 불이 나 건물이 검게 타 있다. 당시 19명의 사상자를 낸 화재에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관리 문제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연합뉴스 |
대구지역 숙박업소 10곳 중 8곳꼴로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도 부천의 호텔 화재 당시 객실 내부에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가 컸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법 개정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29일 대구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숙박업소 776곳 중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곳은 17.8%인 138곳에 불과했다. 나머지 82.2%인 638곳엔 부천 호텔처럼 스프링클러가 없다는 것이다.
숙박시설별로는 호텔의 스프링클러 설치율이 가장 높았다. 호텔은 35곳 중 31곳(88.57%)이 스프링클러를 갖췄다.
숙박시설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모텔은 379곳 중 84곳(22.2%)만 스프링클러를 설치했다. 나머지 295곳(77.8%)은 미설치됐다.
여관·여인숙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거의 설치돼 있지 않았다. 306곳 중 단 8곳(2.6%)만 스프링클러가 있었고, 대다수인 298곳(97.4%)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밖에 고시원과 펜션·생활형 숙박시설의 스프링클러 설치율은 각각 66.7%, 7.9%로 집계됐다.
이처럼 스프링클러 설치율이 저조한 이유는 설치 규정 시행 전 완공된 건물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숙박시설 스프링클러 설치 규정은 1981년 11월 11층 이상에 설치하도록 하는 규정이 생긴 이후 2018년 1월 6층 이상에 스프링클러를 설치하도록 강화됐지만, 시행 이전에 완공된 건물에는 소급 적용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법 개정을 통한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를 소급 적용하고, 업주 스스로 경각심을 갖고 소화 시설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병수 대구가톨릭대 교수(소방방재학과)는 "과거 다중이용업소에 대해 간이스프링클러 설비를 소급 적용한 적이 있다. 소방청이 나서서 법을 개정해 스프링클러 설치를 소급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구소방은 전체 숙박업소 중 43개소를 상대로 긴급 화재안전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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