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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로에서] TK기업에 절대 부족한 사회적 책임의식

2024-09-04

도시활력 잃고 침울한 TK
한울타리속 기업과 지역민
운명공동체·한배 의식 없어
리딩기업, 총대메고 나서서
2030 겨냥한 펀드 조성부터

[동대구로에서] TK기업에 절대 부족한 사회적 책임의식
최수경 정경부장

최근 이런 얘기를 들었다. 지난 7월 말 올해 2분기 iM뱅크(옛 대구은행) 실적이 신통치 않자, 지역사회에서 쓴소리가 나왔다는 것. 지난 5월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 전환 후 첫 분기 실적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컸을 것이다. iM뱅크는 다소 서운한 눈치다. 그러면서 '운명공동체'라는 말을 꺼냈다. 지역 경기사정이 그만큼 어렵다는 게 그대로 투영된 게 아니냐는 것. 경기가 바닥인데 향토 은행이 지역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을 닦달해 대출이자를 따박따박 받아내 순이익을 많이 취하는 게 맞는 걸까. 한동안 잊고 있던 '운명공동체'라는 말의 가치를 되새기게 했다.

보통 일상적 교류차원을 넘어 정서적으로도 하나가 된 협력관계를 '운명공동체'로 여긴다. 소위 리딩(Leading)기업들과 그 사업장 소재지와의 관계도 이 범주에 든다. '한배를 탔다'는 말로도 대치된다. 불행히도 TK에선 체감하기가 어렵다. 빈틈없이 단단히 붙어있다는 '밀착(密着)'이라는 단어도 있다. 부정적 뉘앙스로 많이 쓰인다. 내심 TK에선 리딩기업들과 지역민들이 언제 한번 제대로 밀착돼 행동한 적이 있었나 싶다.

그만큼 현실 속 TK 리딩기업과 지역민들은 한 울타리에 있어도 소원했다. 각자도생의 길을 걸었다. 기업들은 고물가·고금리·내수 부진 등 다중복합위기 속에서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지역민들은 한술 더떠 곡(哭)소리가 날 지경이다.

현재 지역 경기 상황은 엄혹하다. 실물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부동산 시장은 빙하기다. 1~2년 후에나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일단 버텨야 하는데 침체국면이 길어지면서 힘을 다 소진한 상태다.

며칠 전 지역 상장사들의 올 상반기 실적이 나왔다. 83%가 전년 동기대비 흑자를 냈다. 고군분투한 흔적이 역력했다.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작은 모멘텀을 찾은 것 같아 다행스럽다. 자연스레 도시 '리빌딩(rebuilding)'을 떠올리게 했다.

이제 지역 리딩기업들이 무언가를 보여줘야 할 때다. 지역에서 창업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차부품기업, 외국인 투자기업, 그리고 서류상에만 지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이 제 역할을 해줘야 한다. 그간 대구시와 경북도를 통해 공장부지를 싸게 공급받고, 지역에 구비된 산업 인프라와 인재들도 요긴하게 활용했다. 연구개발자금 및 해외 마케팅도 지원받고 필요하면 정책건의도 했다. 이 재원들은 모두 지역민들의 세금이다. 소위 잘나가는 차부품업체들은 부품 납품처인 완성차 브랜드만 쳐다볼 게 아니라 이익이 생기면 지역사회도 한번 돌아봐야 한다. 기업에게 대내외적으로 비치는 이미지도 중요하다. 기업 평판에 따라 투자유치금액이 달라질 수 있다. 한마디로 지역 리딩기업들이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눈을 뜨자는 얘기다.

무엇보다 실의에 빠진 지역 2030세대에게 비전을 주는 게 시급하다. 앞다퉈 수도권으로 향하려는 청년행렬을 끊어내야 한다. 그나마 형편이 나은 리딩기업들이 나서서 십시일반 정성을 담아 지역 청년들을 위한 상생펀드를 조성해보자. TK회생의 시드머니가 될 수 있다. 지역민들도 배반하지 않을 것이다. 지역 상장사 주식 구매에 더 적극성을 띨 수 있다. 기업들이 승승장구하면 지역 주주들의 배당도 많이 돌아가고 향토기업에 대한 애정도 솟아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TK가 다시 가슴 뛰는 삶을 살아가는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최수경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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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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