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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쓰기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혹시 난독증?

2024-09-10

반복된 읽기 실패…학습 저하 부른다
글자 정확히 못 읽고 철자법 어려운 학습장애…유전적 요인 커
원인은 음운처리 결함…학령기 연령대 따라 양상 다르게 나타나
난독증 진단 시 학습환경 조절·아이 수준에 맞는 교육법 찾아야

읽기·쓰기 힘들어하는 우리 아이…혹시 난독증?
〈게티이미지뱅크〉

"받아쓰기를 자꾸 틀려요. 책을 오래 읽지 못해요." 이러한 고민을 부모들이 자주 털어놓는다. 아이가 책 읽기와 글쓰기에 유난히 어려움을 겪을 때, 부모는 종종 단순히 흥미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난독증과 같은 학습 장애가 원인인지 걱정하게 된다. 아이들이 책 읽기를 거부하거나 맞춤법 실수가 잦다고 해서 바로 난독증으로 결론지을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이 반복되면서 학습에 큰 지장을 초래하고, 나아가 자신감 상실로까지 이어진다면 난독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단순한 학습 문제가 아닌 신경발달장애
난독증은 글자를 정확하고 유창하게 읽지 못하거나 철자법을 어렵게 여기는 학습 장애의 일종이다. 이 장애는 학령기에 본격적으로 드러나며, 읽기와 쓰기에 관련된 학습에서 큰 문제를 초래한다. 난독증을 겪는 아동은 교과 학습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책 읽기에서도 어려움을 느끼고, 이러한 어려움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심화될 수 있다. 최근 연구들에 따르면, 난독증은 단순한 학습 부족이나 집중력 결핍과는 달리 뇌의 기질적 문제에서 기인하는 신경발달장애로 분류된다. 특히 유전적 요인이 난독증 발병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으며, 가족 중 난독증 환자가 있으면 그 위험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적으로 약 8%의 인구가 난독증을 앓고 있으며, 한국은 약 5~8%의 아동이 난독증 진단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음운 처리 능력, 난독증 극복의 열쇠 될까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음운 처리 능력의 결함이다. 음운 처리 능력이란 언어를 더 작은 단위인 음절이나 음소로 구분하고 조작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 능력은 읽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음운 처리 능력이 부족한 경우 글자를 해독하거나 문장을 이해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된다. 난독증 아동은 단어를 정확하게 발음하거나 소리와 글자를 매칭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며, 이는 읽기 속도나 정확도에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문제는 복잡한 단어를 읽을 때 그리고 음운 변동이 있는 단어를 처리할 때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학령기 아동에게 나타나는 다양한 신호
난독증은 연령대에 따라 그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아이가 어느 시기에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를 이해하는 것이 난독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중재를 제공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학령 전기 아동은 일반적으로 언어 발달이 늦는 경향이 있다. 자주 발음을 틀리거나 단어를 혼동해 말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글자나 책에 대한 흥미를 거의 보이지 않으며, 자모음을 구분하거나 이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반복적인 학습에도 자모음을 배우는 과정에서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난독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난독증 아동은 익숙한 단어는 읽을 수 있지만, 복잡하거나 이중모음, 받침이 포함된 단어를 읽을 때 어려움을 겪는다. 또한 보고 쓰는 것은 어느 정도 가능하더라도, 받아쓰기를 할 때는 많은 실수를 저지른다. 특히 음운 변동이 있는 단어를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며, 글을 유창하게 읽는 데 큰 문제를 겪는다.

고학년이 되면 읽기와 쓰기에서 더욱 뚜렷한 문제들이 나타난다. 유창하게 글을 읽는 것이 어려워지며, 글을 읽을 때 자주 생략하거나 불필요한 글자를 첨가하거나 다른 단어로 대체하는 등의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한다. 읽기 이해력에서도 어려움을 겪으며, 맞춤법을 자주 틀리고 띄어쓰기를 정확하게 하지 못한다. 이 시기 아이들은 글씨체도 알아보기 어렵고, 글을 쓰는 속도도 또래보다 현저히 느리다.

◆조기 발견과 진단 중요
난독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조기 발견이 이뤄지지 않으면 아이는 읽기 실패 경험이 쌓여 학업에 대한 자신감이 크게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난독증을 진단하는 첫 번째 단계는 아이가 정상적인 지능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정서적 문제나 외부 환경적 요인으로 인해 학습 장애가 발생한 것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이후 언어치료사에 의해 한국어 읽기 검사(KOLRA) 등 표준화된 검사 도구를 사용해 난독증 여부를 진단할 수 있다. 이 검사를 통해 아이의 음운 처리 능력, 읽기 속도, 읽기 정확도 등을 면밀하게 평가하며, 난독증 여부를 객관적으로 확인한다.

난독증은 유전적 요인이 크지만, 조기에 발견해 집중적인 치료와 교육을 제공하면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 아이가 난독증으로 진단됐을 때, 부모와 교사는 아이의 학습 환경을 조절해 줘야 하며, 아이의 수준에 맞춘 적절한 교육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난독증은 단순히 교과서나 책을 읽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문제를 넘어 아이의 자신감과 학업 성취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반복적인 학습 실패 경험이 누적되면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가 크게 감소할 수 있다. 따라서 조기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와 중재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도움말=한국건강관리협회 경북도지부(대구북부건강검진 센터)·이소정 울산대병원 재활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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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규 기자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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