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7월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파인그라스에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신임 지도부 및 당 대표 후보 출마자들을 초청해 만찬을 함께 하고 있다. 연합뉴스 |
9일 정치권에서 '한동훈 패싱'논란이 일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한 대표를 제외하고 여당 중진 및 일부 최고위원들만 비공개로 만찬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윤-한 갈등'의 앙금이 남았다는 추측이 제기된 것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수도권 중진 의원과 일부 최고의원 간 비공개 만찬에서 의료 개혁 및 지역 민심 등을 논의했다. 여기에는 윤상현 의원과 친윤(親 윤석열)계로 분류되는 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의원은 당대회 당 대표 경선에서 맞붙었던 만큼 친윤 보다는 '비한(非한동훈)계'로 분류된다. 친한계이면서 지도부인 장동혁·진종오·김종혁 최고위원과 한 대표는 만남 자체를 '몰랐다'는 입장으로 전해지면서 사실상 친한계를 배제한 모임이란 해석이 나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수도권 중진 의원이 전날 오후에 4시에 '번개(모임)' 요청을 하셔서 몇몇 의원과 함께 2시간 가량 대통령께서 관저에서 만찬을 하셨다"면서 "그중에 한 분이 인요한 최고위원이신데 의료계와 관련해서 인요한 최고위원이 상세한 의료계의 상황을 말씀하셨고 그것에 대해서 (윤 대통령이) 경청했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공개도 안 되고, 잘 모르지만 대통령은 비공개로 의원들뿐만 아니라 지자체 단체장 그리고 정치인들과 모임을 자주 하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며 전날 모임도 소통하는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치권이 이번 비공개 만찬에 주목한 이유는 윤 대통령과 한 대표 사이의 미묘한 갈등 분위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말 정기국회를 대비해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 불참했다. 취임 후 처음으로 연찬회에 불참한 것으로, 공교롭게도 한 대표가 주최하는 첫 연찬회였다. 또 지난달 30일 당 지도부 초청 만찬도 추석 연휴 이후로 연기됐던 만큼, 윤-한 갈등기류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만찬 연기 발표 시점이 한 대표가 2026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 유예를 대통령실에 건의하며 각을 세웠던 시기였던 만큼, 대통령실이 불쾌감을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전날 만찬회동에 대해 "모르는 내용이라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대표 패싱 논란이 있다'과 '향후 지도부 만찬 일정'에 대한 물음에도 답하지 않았다.
정재훈기자 jjhoon@yeongnam.com
정재훈 기자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