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천612건에서 지난해 1천981건으로 22.89% 늘어
성폭력 6천5건·교제폭력 1천754건·스토킹 808건 등
전문가 "성평등 교육·성폭력 예방 교육 등 사회적 인식 변화 교육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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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청 전경. |
지난달 대구에서 전 연인이 운영하는 노래방을 찾아가 출입문을 부수고 무단침입한 40대 남성 A씨가 데이트 폭력 혐의 등으로 경찰에 검거했다.
앞서 지난 7월에는 전 여친을 스토킹한 30대 남성 B씨가 구속됐다. B씨는 전 연인에 대한 스토킹 행위로 구속된 후 출소했지만, 또 다시 전 연인과 그 가족을 찾아가 지속적으로 스토킹을 했다 결국 철창 신세를 졌다.
최근 5년간 대구에서 여성을 상대로 한 범죄 행위가 20%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대구에서 발생한 여성 대상 범죄는 총 8천567건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는 2019년 1천612건, 2020년 1천681건, 2021년 1천532건, 2022년 1천761건, 2023년 1천981건으로 5년 새 22.89% 늘어났다.
유형별로는 성폭력이 6천5건으로 가장 많았고, 교제폭력 1천754건, 스토킹 808건 등이었다.
특히, 지난 2021년 10월 스토킹 처벌법이 시행된 이후 스토킹 범죄 증가가 눈에 띈다. 시행 당해인 2021년 37건에서 2022년 353건, 2023년 418건으로 늘었다.
교제폭력은 5년 새 74.04%나 급증했다. 2019년 235건, 2020년 288건, 2021년 396건, 2022년 426건으로 꾸준히 늘다가 지난해 409건으로 소폭 감소했다.
성폭력은 2019년 1천377건에서 2020년 1천393건으로 늘었다가 2021년 1천99건, 2022년 982건으로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1천154건으로 다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송경인 대구여성의전화 대표는 "디지털 성폭력이나 딥페이크를 포함한 여성 대상 범죄는 그 대상이 가족·지인·연인 등 친밀한 관계에서 발생하기에 더욱 심각하다. 또, 피해자들이 처음에는 이게 피해가 맞는지 인식하는 것이 어렵고, 이후에는 친밀한 사람에 대해서 신고·고소 등을 한다는 것에 심리적 부담감을 크게 느낀다"면서 "이번 딥페이크 사건 등을 보면서 현 정부가 '구조적 성폭력은 없다'며 여가부 폐지를 내세웠던 2년의 시간이 현재의 사태를 더 강화했다고 생각한다. 이에 성평등 교육, 시민교육, 상대방을 존중하는 관계 교육 등 인권 교육이 필요하다. 여성의 신체가 대상화되거나 분절화 돼 착취의 대상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윤우석 계명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범죄 건수가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안전하지 않은 사회가 됐는지에는 의문이 든다. 통계와 현실이 제대로 미러링이 안 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성 문제 같은 경우에는 드러나지 않은 암수 문제가 많은데, 지금 현재의 모습은 암수 범죄가 줄고 있다고 본다. 과거엔 숨겼던 피해들이 교육과 홍보를 통해서 이제는 신고하는 사회로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변화들은 앞으로 현실을 더 투명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성폭력 예방 교육과 적극적인 신고 등 사회적 인식 변화 교육이 필요한 상황인 것엔 틀림없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여성 대상 범죄 예방을 위해 범죄위험도 예측·분석 시스템(Pre-CAS) 및 지리적 프로파일링 시스템을 활용한 인식 개선 및 홍보 활동을 펼치고, 최초 신고일로부터 30일 이내 집중 모니터링 기간을 운영함과 동시에 피해자 주거 안전을 위한 홈보안서비스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하계기간·마약류 이용 성범죄 예방을 위한 시기·테마별 맞춤형 범죄 예방 활동도 추진하고 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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