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명 중 7명 대구살이에 만족…주거 환경과 건강 상태 우위
비수도권 청년들, 수도권보다 번아웃 경험 적고 결혼·출산 의향 높아
영남일보DB. |
통계플러스 2024년 가을호. <통계청 제공> |
통계청 2020년 인구총조사 결과 |
통계청이 26일 발간된 '통계플러스 가을호'에서 '수도권으로 떠난 청년과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의 삶의 질 비교'라는 연구보고서를 게재했다. 이 보고서에선 이동경로별(출생지-현 거주지) 분포를 제시했다. 이 분포도(2020년 인구 총조사)를 보면 대구경북에서 출생한 19~34세 청년 106만8천703명 중 지역에 거주한 비중은 65.8% 였다. 타지역으로 거주지를 옮긴 곳 중 가장 비중이 높은 곳은 수도권(20.8%)다. 이어 동남권(6.7%), 충청권(4.9%), 호남권(0.9%), 강원도(0.8%), 제주(0.3%) 순이었다. 사실상 지역을 등진 이들은 대부분 수도권행을 택한 셈이다.
다만, 통계청이 인용한 청년관련 자료(국무조정실 2022년 청년 삶 실태조사)를 보면 대구 청년들의 72.4%는 대구에서 계속 살고 싶다고 답했다. 전국 평균 (71.3%)과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서울 거주 청년들의 만족도는 85.1%였다. 사회적·경제적·인적자원이 집중된 수도권 일극체제에선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다.
반면, 현재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만족도가 가장 낮은 곳은 '경북'이었다. 경북에 거주하는 청년의 54.7%는 지역을 떠나고 싶어했다.
대구경북 등 비수도권 청년의 지역 정착 의지 저하엔 소득 격차가 큰 영향을 미쳤다. 비수도권에 남은 청년의 연 소득은 2천34만원으로, 수도권으로 이주한 청년들(2천743만원)에 비해 34.9%나 적었다. 취업률 역시 수도권 청년(72.5%)보다 낮은 66.4%에 그쳤다.
하지만 삶의 질 지표에선 비수도권 청년의 상황이 더 나았다. 비수도권 청년의 1인당 주거 면적은 평균 36.2㎡로, 수도권(32.4㎡)보다 넓었다. 소진(번아웃)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도 비수도권 청년이 29.7%였다. 반면 수도권 청년은 42.0%로 나타났다.
건강 상태 역시 비수도권 청년들이 상대적으로 더 양호한 것으로 파악됐다. '건강이 나쁘다'고 응답한 비율은 비수도권 청년이 6.1%로 수도권 청년(10.9%)보다 낮았다.
결혼 계획과 자녀 출산 의향에서도 비수도권 청년이 더 긍정적이다. 비수도권 청년 중 76.0%가 결혼 계획이 있다고 답했다. 자녀 출산 의향도 66.2%로 수도권 청년(62.0%)보다 높다.
통계청 관계자는 "수도권에선 소득과 취업 기회를 늘릴 수 있지만, 장시간 근로와 긴 통근 시간 탓에 삶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며 "청년이 지역에 머무도록 하려면 대구경북 차원의 지원과 정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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