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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대구~가덕도신공항 고속철도 건설한다는데…TK신공항 괜찮을까

2024-10-03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 회의, 지역균형발전과제 채택
대구서 가덕도신공항 접근성 개선돼 TK신공항 수요 줄어들 가능성
'트라이포트(공항+항만+철도)' 구축돼 산업물류 수요도 역외로
대구시, 동대구~가덕도신공항 고속철도만 반대하기 쉽

지난달 30일 서울 FKI(한국경제인협회) 타워 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영호남 시도지사-국회의원 간담회에 참석한 단체장 및 부단체장과 국회의원들이 단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영호남 8개 시·도와 지역구 국회의원들이 상생협력을 위해 지역별 도로·철도망 구축을 골자로 한 균형 발전과제 8건을 채택했다. 대구경북과 관련해서는 전주~대구 고속도로와 영호남 내륙선 철도, 동대구~가덕도신공항 고속철도 건설사업이 포함됐다.

이들 도로·철도망이 구축되면 대구경북은 사통팔달의 교통요충지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하지만, 가덕도신공항을 연결하는 고속철도는 군위·의성에 건립 예정인 대구경북(TK) 신공항의 수요를 잡아먹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구와 경북, 부산, 울산, 경남, 광주, 전남, 전북 등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 회의는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8개 시·도 지역구 국회의원들 초청한 가운데 상생협력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선 수도권에 대응하는 남부권 성장거점 구축 등 영호남 8개 지역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공동협력과제(8건)와 지역균형발전과제(8건) 등 모두 16건을 채택했다.

이중 지역균형발전과제인 △전주~대구 고속도로 △영호남 내륙선(전주~김천) 철도 △동대구~가덕도신공항 고속철도 건설사업이 눈에 띤다.

전주~무주~성주~대구 금호JCT를 잇는 전주~대구 고속도로는 사업비 6조2천262억원을 들여 총연장 128.7㎞를 건설하는 초대형 교통 인프라다. 오는 2033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개통되면 대구에서 전주까지 1시간 30분이면 갈 수 있다.

영호남 내륙선은 전주~진안~무주~김천을 연결하는 110.4㎞의 단선 전철이다. 2조4천304억원을 투입해 오는 2030년까지 건설할 계획이다. 완공되면 새만금~전주~김천~대구~울산~부산이 2시간대 생활권으로 좁혀진다.

동대구~가덕도신공항 고속철도는 초미의 관심사다. 2조9천841억원의 국비로 동대구~창원~부산항신항~가덕도신공항을 잇는 총연장 84.52㎞의 고속철도(복선)를 놓는 사업이다. 완공 시기는 오는 2035년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 회의는 동대구~가덕도신공항 고속철도를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우선 반영해 줄 것을 정부에 요청키로 했다.

하지만, 동대구~가덕도신공항 고속철도의 경우 오는 2029년 개항을 목표로 대구시가 추진 중인 TK 신공항의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 고속철도가 개통되면, 동대구에서 창원중앙역까지 기존 62분에서 33분으로 단축돼 가덕도신공항까지 1시간대로 접근할 수 있다. 대구와 가덕도신공항 간 접근성이 개선되면서 자칫 TK 신공항으로 향하는 수요가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대구와 진해신항, 부산항신항, 가덕도신공항 간 '트라이포트(공항+항만+철도)' 구축이 가능해, 지역의 산업물류 수요도 부산·경남으로 빨려 들어갈 수 있는 문제다.

지역 산업계 한 관계자는 "영호남 지역이 수도권에 맞서 상생 발전하자는 대전제에는 공감하지만, 동대구~가덕도신공항 고속철도는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전주~대구 고속도로와 영호남 내륙선 철도 사업에 이어 TK 신공항 특별법 개정안도 이번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 회의에서 채택된 만큼, 대구시가 동대구~가덕도신공항 고속철도만 반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