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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지대] 대구공항 이전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정

2024-10-14
[단상지대] 대구공항 이전을 바라보는 복잡한 심정필자는 대구 동구 주민의 한 사람으로, 대구공항을 대구경북신공항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마음이 복잡하다. 어떤 때는 찬성했다가 어떤 때는 반대했다가 입장이 오락가락했다. 최근에는 과연 공항 이전이 이뤄질까 아니면 성공적인 이전이 가능할까라는 의문이 든다. 군위군 소보면과 의성군 비안면 지역이 신공항 부지로 결정된 지 4년이 지난 지금, 사업이 장기화되면서 당초 기대와는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뀌어버린 이시아폴리스 산업단지가 괜스레 떠오른다.

대구시가 지난달 24일 신공항 건설을 둘러싸고 지금까지 모색해오던 민관 공동SPC개발방식과 대구시가 직접 개발하는 공영개발방식을 두고 연말까지 최적의 사업방식을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2030년까지 완공예정이라고 했으나, 사업 차질을 빚으면서 2036년까지 가능한지도 불확실하다. 앞으로 계속 장기화하면, 이것이 대구 발전과 동구 개발에 기여할 것인가 의구심이 증폭된다.

동구 봉무동에 위치한 이시아폴리스산업단지 조성사업은 1999년 당시 김대중 정부가 추진한 밀라노프로젝트의 핵심 사업으로, 명칭은 패션·어패럴밸리였다. 제직과 염색에 편중된 대구섬유산업을 패션 디자인, 봉제 분야의 고부가가치산업으로 유도하여 이곳을 고급 의류 생산, 유통 및 패션문화의 집적지로 조성하고자 했다.

그러나 2003년 완공예정이었던 이 사업은 계속 늦어지는 바람에 부지의 땅값은 치솟고 사업비도 증가했으며, 원래 계획보다 훨씬 늦은 2016년에 이르러서야 사업이 종료되고 분양도 완료되었다. 그 사이에 섬유·봉제산업으로 한정되었던 산업단지의 용도는 미디어산업, 첨단IT지식산업, 신성장 및 전략적 육성사업으로 확대되었고, 산업단지의 개발을 위해 상업지역과 주거지역이 확장되었다.

그 결과 이시아폴리스는 당초 기대했던 패션·어패럴밸리라고 보기 어렵게 되었다. 산단 아래 50여 개의 제조업체가 입주해있으나, 산단이라기보다 큰 성(城)처럼 주거지역과 상업지역이 밀집된 아파트 단지에 가깝다. 이곳은 북구 검단산단과 금호워터폴리스, 동구의 율하도시첨단산단과 함께 대구시티밸리산업단지공단이 관리하는 그저 그런 산단이 되었다. 게다가 이곳의 중추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던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 현재 해산 절차를 밟고 있는 중이다.

필자가 과문한 탓인지, 밀라노프로젝트부터 이시아폴리스산업단지 조성에 이르기까지 20여년 추진한 의사결정권자들이 이들 사업에 대해 정치적이든, 도의적이든 책임을 졌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 세월이 흐르면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모른 채, 누구의 책임도 아닌 채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갔을 뿐이다.

대구공항 이전은 10조원 이상 대규모 재원이 들어가는 공사인데 아직 최적의 사업방식을 결정하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군부대를 이전할 때 적용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이 지닌 리스크 탓이 크지만, 정치인들이 내놓은 장밋빛 미래구상에 지나치게 얽매인 측면도 적지 않다. 장기화의 덫에 빠지면 적자폭은 늘어가고 또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각종 편법이 동원되기 마련이다. 나중에는 급기야 공항을 이전하려 했던 본래 목적이 어디에 있었는지 '사업을 위한 사업'으로 전락할 수 있다.

10년만 지나면 이들 사업을 추진하고 결재했던 결정권자들은 사라지고 실무자들은 다른 곳으로 영전해있을 것이다. 남은 것은 대구시민들의 몫이다.이제상 행복한가족만들기 연구소 출산양육 萬人포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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