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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외국인근로자 안전의 첫걸음은 '4대 금지 캠페인' 참여

2024-10-29

[기고] 외국인근로자 안전의 첫걸음은 4대 금지 캠페인 참여

경북 구미에서는 매년 10월에 외국인과 시민이 함께하는 '외국인 근로자 문화축제'가 열린다. 벌써 19회를 맞이한 축제는 추석을 전후하여 먼 타국에서 고향을 그리워하는 향수를 달래고, 시민들과 자국의 문화를 교류하는 어울림 마당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6일 개최된 올해 행사는 특별히 '외국인 주민 문화축제'로 확대돼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베트남, 중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필리핀, 스리랑카, 태국, 몽골 등 13개국 외국인 주민과 시민 등 1천여 명이 참여해 나라별 전통춤 공연, 전통음식 나눔, 장기자랑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펼쳐졌다. 필자가 속한 공단에서도 VR(가상현실) 안전교육, 안전보건자료 제공 등의 활동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우리나라는 노동인구의 고령화와 3D 직종에 대한 기피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의 고용 비율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취업을 위해 입국한 외국인은 전년 대비 25.5% 증가한 17.3만명으로 나타났다. 2020년 5.2만명, 2021년 6.7만명, 2022년 13.8만명에 이어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하지만 이들을 둘러싼 노동환경은 대체로 열악한 실정이다. 2023년 산업재해로 인한 사고사망자 812명 중 85명(10.5%)은 외국인이 차지했는데, 이는 국내에 취업한 외국인 근로자 비율인 3% 대비 3배 이상 높은 수치다.

외국인 근로자는 주로 유해·위험 요인이 많고 근무여건이 열악한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고 있다. 또한 낯선 환경과 언어소통의 장애로 산업재해를 예방할 수 있는 정보 습득도 쉽지 않아 상대적으로 더 높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근로자의 작업장 내 안전을 위해서 위험 요소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언어적 차이로 소통이 어려운 외국인 근로자는 더욱더 그렇다. 이에 고용노동부와 안전보건공단은 외국인 근로자와 소규모 사업장의 안전문화 확산을 위해 '4대 금지 캠페인'을 9월25일부터 전국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이번 캠페인은 작업장 내 외국인 근로자들이 자주 겪는 위험 요소 예방을 위한 '4개 핵심 안전 수칙'을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안전수칙은 △안전장치 해체 금지 △모르는 기계 조작 금지 △보호구 없이 작업 금지 △작동 중인 기계 정비 금지로 이를 외국인 근로자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그림으로 나타내고 16개국 언어로 번역하여 공단의 누리집(www.kosha.or.kr/safety1team) 등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앞으로는 스티커, 현수막, 포스터 등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로 제작해 전국 39개 지역에서 활동 중인 '안전문화 실천추진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확산할 예정이다.

'리비히의 최소량 법칙(Liebig's Law of minimum)'이라는 것이 있다. 식물의 정상적인 생육을 위해서는 여러 종류의 성분이 적당한 비율로 공급되어야 하는데, 식물의 생장량은 넘치게 공급되는 성분이 아니라 가장 결핍된 성분에 의해 좌우된다는 것이다.

이는 안전에도 마찬가지다. 사업장의 안전 수준은 전체 근로자의 평균이 아니라 외국인과 같은 가장 취약한 계층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 앞으로도 저출생 고령화에 따른 산업 현장의 노동력 부족으로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은 늘어날 전망이다. 기업이 안전 수준 향상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려면 외국인 근로자의 안전 확보가 필수적이다. 각 사업장 안전 활동의 첫걸음으로 4대 금지 캠페인이 적극적으로 실천되길 바란다.

박종기(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경북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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