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이재명표 예산 두고 여야 증액-감액 공방 벌일 듯
2025년도 '예산 국회'가 4일 시작부터 냉기가 흐르게 될 전망이다. 국회 예산안 심사는 이날 시정연설로 시작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불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4일 한덕수 국무총리가 윤 대통령 대신 국회 본회의장 단상에 올라 윤 대통령의 시정연설을 대독할 전망이다. 11년 만의 총리 대독 연설이다. 이번 시정연설 불참은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 간 통화녹음이 공개된 뒤 야당의 압박 수위가 더 올라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야당은 공개적으로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언급하고 나선 상황이다. 특히 조국혁신당은 조만간 탄핵소추안도 공개하겠다며 대통령실을 압박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3일 기자간담회에서 예산안 시정연설에 윤 대통령이 불참하는 것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을 탄핵하겠다고 거리로 나서는 분위에서 차분한 시정 연설이 되겠나"며 "정쟁의 한 장면을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고 해서 이번엔 아마 총리가 대독하는 방향으로 잡고 있는 게 아닌가"라고 설명했다.
국정감사에 이어 이번 예산국회에도 여야 간 신경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오는 7~8일 진행되는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정책질의에서 국민의힘은 정부의 긴축 기조가 재정건정성을 위한 것이라고 두둔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민주당 등 야당은 정부의 부자감세를 비판하고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김건희표 예산'과 '이재명표 예산'이란 꼬리표가 붙은 예산의 증액-감액을 두고 여야 간 치열한 공방도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종합정책질의에 이어 11~12일에는 경제부처 부별 심사, 13~14일엔 비경제부처 부별 심사가 진행된다. 18일부터 예산의 증·감액을 심사하는 예산안조정소위원회(예산소위)를 가동하고 29일 전체회의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의결한다는 계획이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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