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시장 트럼프發 요동
코스피·코스닥은 동반 하락
불안감 덮친 2차전지株 급락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확실시되면서 코스피가 6일 0.5% 하락해 2,560대로 내려섰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상승해 7개월 만에 1,400원선을 돌파했다. 연합뉴스 |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금융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한때 사상 최고치를 찍었고, 원·달러 환율도 상승 마감했다. 환율은 '심리적 저항선'인 1천400원을 돌파했다. 반면 국내 증시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오후 8시20분 현재 1천400.5원을 기록했다.
트럼프의 대규모 관세 부과와 확장 재정정책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추가 금리 인하 지연과 채권 금리 상승, 강 달러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통상 환율 상승은 기업 수출엔 긍정적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선 원자재 상승 등으로 수입물가 및 국내 물가 상승을 부채질할 수 있다. 이 국면이 지속되면 국내 기업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공산이 크다.
국고채 금리도 일제히 치솟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30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9bp 오른 2.947%로, 5년물은 2.7bp 상승한 2.998bp로 집계됐다. 10년물과 20년물도 각각 2.7bp, 1.4bp 올랐다.
비트코인 가격도 급등했다.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30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7만4천166달러선을 유지하고 있다. 오전 9시에 6만9천371달러로 출발해 상승폭을 키웠고, 오후 3시25분엔 한때 7만5천달러를 찍었다. 역대 최고가를 경신한 것.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 기준 비트코인 가격도 이날 한때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트럼프는 비트코인을 전략 자산화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국내 증시는 코스피·코스닥지수 모두 하락했다.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3.37 하락한 2,563.51로 장을 마쳤다. 장중 2,544선까지 후퇴했지만 막판에 낙폭세를 만회했다. 트럼프 수혜주로 거론돼 온 KB금융(3.30%)과 신한지주(3.32%) 등 일부 금융주를 제외하면 대부분 종목이 내림세였다.
LG에너지솔루션은 7.02% 급락했고, 포스코홀딩스와 현대차도 각각 5.01%, 3.95% 감소했다. 삼성전자, LG화학, 카카오 등도 주가가 빠졌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시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했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당선이 확정되면 앞으로 관세 부과 등 정책 때문에 대미 수출에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공화당이 상·하원 모두 장악하면 바이든 대통령의 정책들은 상당부분 폐기 수순을 밟게 된다. 이미 관련 투자를 해 온 국내 기업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옥영경 DGB금융지주 ESG전략경영연구소 연구위원는 "선거가 끝나면 불확실성이 사라지면서 국내 증시도 안정화되는데 지금은 오히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것 같다"며 "특히 트럼프의 관세 부과 정책은 수출 기업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미국의 중국 견제가 심해질수록 대중 수출에도 영향을 끼치게 된다. 방산 기업을 제외하고 2차 전지나 신재생 에너지 관련 기업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pjj@yeongnam.com
박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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