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표결 이탈 노리는 野, 세번째 '김건희 특검법' 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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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성남 서울공항에서 31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및 19차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며 환송 나온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윤석열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의혹을 수사하기 위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14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한동훈 대표가 요구한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에 돌입하기로 당론을 모았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김 여사 특검법 등 법률안 28건과 국군부대 유엔 파견연장 동의안 2건, 협정 비준 동의안 5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감사원 감사요구안을 의결했다.
이날 본회의에 김 여사 특검법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항의하는 의미로 모두 퇴장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전 열린 의원총회에서 본회의 주요 안건을 처리한 후 김 여사 특검법이 상정되면 퇴장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에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야당 의원 191명이 남아 전원 찬성 표결했다. 본회의를 통과한 특검법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명태균씨 관련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하고 있다. 또 특검 후보를 대법원장이 추천하되 야당이 재추천을 요구할 수 있는 '비토권'을 담았다.
김 여사 특검법은 21대 국회에서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 대통령의 재의요구로 국회 재표결을 거쳐 지난 2월 폐기됐다. 22대 국회 들어서도 같은 과정을 거쳐 지난달 4일 재표결에서 부결되며 폐기됐다. 세 번째 국회 문턱을 넘은 특검법은 앞선 특검법의 절차를 그대로 밟을 것으로 보인다. 즉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후 국회로 돌아온 특검법을 재표결로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본회의 직후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을 강력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 중 2차 의원총회를 소집해 특별감찰관 추천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당론 결정 사항에 대해 "특별감찰관 임명과 관련해 국회 추천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구체적인 진행 관련해선 원내대표에게 일임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여권이 김건희 특검법 저지를 위해 결집해 특별감찰관 추천에 합의하면서 여당의 이탈표는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28일 예정된 재표결이 이뤄질 때까지 민주당은 여당의 이탈표를 공략하고, 국민의힘은 특별감찰관 후보 추천을 앞세워 '부결 단일대오'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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