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포항·안동·고령·성주, 대구 달성 소나무 재선충 특별방제구역 지정
지난해 대구경북지역 소나무 재선충 전년대비 4배 늘어
경북 영덕군 영해면 사진리~대진리 구간 산림 사진. 재선충 피해를 입은 소나무들을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영덕군 제공 |
경북 영덕군 영해면 사진리~대진리 구간 산림 사진. 재선충 피해를 입은 소나무들을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남두백기자 dbnam@yeongnam.com |
경북 영덕군 영해면 사진리~대진리 구간 산림 사진. 재선충 피해를 입은 소나무들을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다.영덕군 제공 |
경북 영덕군 영해면 사진리를 지나다 보면 창밖으로 붉게 물든 소나무산을 바라볼 수 있다. 11월 하순에 늦은 단풍이 든것처럼 주변 야산이 온통 푸른빛과 붉은 색으로 알록달록하다. 하지만 상록수인 소나무가 단풍이 들 수는 없는 일이다. 자세히 보면 소나무가 죄다 재선충병에 걸려 죽어 있는 모습이다.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소나무 재선충이 대구경북 산능선을 붉게 뒤덮고 있다. 가을 낙엽과 구별이 어려울 정도로 우리 가까이 와 있다.
정부는 올해 경북 경주·포항·고령·성주·안동, 대구 달성을 재선충 특별방제구역으로 지정했다. 경남 밀양을 포함한 총 7곳의 특별방제구역 중 6곳이 대구경북에 몰려 있다.
대구경북의 소나무 재선충 확산세는 무서울 정도다. 산림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발생한 재선충 발생 묘목 106만5천 967그루 중 절반이 대구경북(대구 5만2천 171그루·경북 47만6천710그루)에서 발생했다.
대구경북 재선충 발생 건수는 전년도인 2022년 보다 4배 가까이 폭증한 것이다. 올해도 달라진 것이 없는 상황이다.대구경북 재선충 발생은 전년 대비 약 8만 그루 감소했지만, 발생 지역은 확장하는 추세다.
동해안과 경북 북부, 낙동강 유역을 중심으로 확산되던 재선충 발생지역은 지난달 경북 울진까지 확대됐다. 울진군에서는 2020년 12월 온정면 덕인리에서 재선충병이 최초 발생해 지난해 11월에는 청정지역으로 환원됐으나 4년 만에 다시 재선충이 발생했다.
울진으로 퍼진 재선충은 국내 소나무 상징인 금강소나무 군락지를 위협하는 상황이다. 과거와 달리 지역 주민들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퍼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도 일선 지자체는 예산이 부족해 쏟아지는 재선충 발생 묘목을 처리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안동에선 재선충 고사목 처리 예산이 없어 추가 국비를 건의했고, 경주는 방제사업 예산을 이미 상반기 모두 소진한 상태다. 일각에선 이미 방제할 수 없는 단계까지 왔다는 탄식이 나오는 이유다.
서재철 녹색연합 위원은 "영남권 소나무재선충병 감염을 막을 수 없을 정도로 깊숙이 퍼져 있다"며 "재선충 확산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주석기자 farbrother@yeongnam.com
오주석
영남일보 오주석 기자입니다. 경북경찰청과 경북도청을 담당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