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러리동원 앞산점 12월7일까지 김성호 개인전 개최
밤의 어둠을 표현했지만, 어느 작품 보다 두드러진 '빛'
삭막하고도 화려한 도시의 이면 만날 수 있는 작품
김성호 '새벽-을지로' |
"몽환과 치열함이 공존하는 새벽녘의 풍경은 어떤 모습일까?"
갤러리동원 앞산점은 오는 12월7일까지 김성호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김 작가는 삶을 향해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신작회화 24점을 선보인다.
심야의 어둠을 배경으로 삼은 그의 작품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어느 회화 보다 두드러진 '빛'의 향연과 마주할 수 있다. 거친 터치와 어우러진 화면을 통해 삭막하고도 화려한 도시의 이면도 엿볼 수 있다. 어스름한 새벽의 거대한 도시에서 뿜어져 나오는 형형색색의 빛들은 역동적 분위기를 선사하면서도 몽롱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뻗어 나온 여러 줄기의 빛들은 각자의 이야기들을 품고, 보는 이로 하여금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하는 마력을 지니고 있다.
김성호 '새벽-정선에서' |
김성호 '새벽-부다페스트(헝가리)' |
갤러리동원 앞산점 전시장을 찾은 김성호 작가가 자신의 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
전시작 중 시내버스 등장 작품에도 눈길이 간다. 비 오는 날 도심을 지나는 버스의 분주한 모습과 도로에 반사된 전조등 불빛은 마치 소시민의 옛 추억을 소환하려는 듯 아련하기만 하다. 버스 관련 작품들은 김 작가가 대구에 살던 1990년대 북구 산격동의 도로변에서 영감을 받아 시작된 것이다. 30여 년 전 대구의 거리를 오가던 버스의 불빛이 현재 그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매개체 중 하나로 작용한 것이다.
그의 작품은 모두 현실 속에 존재하는 공간에서 비롯됐다. 작가는 작품의 모티브를 얻기 위해 국내외 곳곳을 다니며 어둠과 빛이 빚어낸 풍경을 수집했다. 밤거리를 다니며 포착한 순간을 사진 또는 기억 속에 보관 하다 화폭에 옮겨 담았다.
이러한 작품 경향에는 도시인의 삶을 오롯이 담아내려 한 작가의 의지가 작용했다. 김성호 작가는 "밝은 불빛을 표현하는 무수한 터치로 도시인들의 이야기들을 담고 싶었다. 특히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는 심야의 어둠은 욕망과 평화로움, 사랑과 아픔 등 다양한 감정을 품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만의 독특한 해석을 통해 기존의 정형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새로운 느낌을 전달하고자 한다. 나의 그림은 삶을 향한 따뜻한 위로"라고 말했다.
임훈기자 hoony@yeongnam.com
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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