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홍제동 방화사건 모티브...소방관들의 헌신 다뤄
영화 관람한 현직 소방관들 "눈물 멈추지 않는다"
티켓 구매로 '119원 기부 챌린지'도 동참 잇따라
영화 '소방관' 스틸컷 |
"소방관님들, 다시 한번 감사합니다."
17일 오후 대구 동구의 한 영화관. 평일 낮 시간인데도 상영관은 관람객들로 북적였다. 영화를 본 관람객들은 감동과 여운에 젖은 얼굴로 극장을 빠져나왔다. 눈시울이 붉어진 청년, 눈이 퉁퉁 부은 중년의 여인, 서로의 손을 꼭 잡은 커플까지 연령대는 다양했지만 모두 같은 울림을 안고 있었다.
이들을 울린 건 바로 영화 '소방관'. 현실 속 소방관들의 헌신을 스크린에 담아낸 이 영화는 입소문을 타며 시민들과 현직 소방관들에게 깊은 감동과 공감을 주고 있다.
영화는 2001년 서울 서대문구 홍제동 방화 사건을 모티브로 한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목숨을 걸고 생명을 구한 소방관들의 헌신이 화면을 가득 채운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와 진심 어린 장면들이 현직 소방관들과 관객들의 가슴을 울렸다.
영화의 감동은 현직 소방관들이 먼저 공감하며 불을 지폈다. 소방관들은 "선배님들의 희생과 헌신, 늘 가슴에 새기고 현장에 나가겠습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두려움과 싸우셨을 선배님들을 생각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라며 영화를 추천했다.
영화의 흥행은 단순한 감동을 넘어서 시대적 공감과 맞닿아 있다. 최근 대통령 탄핵이라는 혼란스러운 시국 속에서 시민들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스스로를 지키고 서로를 지켜내는 시민들의 모습은 위기의 순간 가장 가까운 곳에서 헌신하는 소방관들의 모습과 겹쳐진다. 영화 '소방관'은 우리 곁에 있는 영웅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기게 하며 시대적 울림을 전하고 있다.
영화의 감동을 더한 건 특별한 '기부 챌린지'다. '소방관'은 티켓 한 장당 119원을 국립소방병원 건립을 위해 기부하는 '119원 기부 챌린지'를 진행 중이다. 관람만으로도 기부자가 된다. 1차 목표인 100만 관객 돌파로 이미 1억1천900만원의 기부금이 마련됐다.
송예진(25)씨는 "기부가 된다고 해서 일부러 영화관을 찾았다. 작은 금액이지만 꼭 필요한 곳에 쓰였으면 좋겠다"며 주변에도 기부 챌린지 참여를 권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흥행세 역시 가파르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소방관'은 지난 주말(13~15일) 65만7천여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특히 15일 하루에만 25만8천여 명이 영화를 관람했다. 이런 속도라면 연말까지 300만 명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박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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