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 차량 통행 문제 여전…주민들 “두번 속아”
구미시 광평동 다송마을을 지나가고 있는 아파트 공사 차량<박용기 기자>
구미시 다송마을 주민들이 인근 아파트 공사현장 차량으로 인한 안전문제를 제기하며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마을 입구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박용기 기자>
경북 구미시 광평동 대형 아파트 건설현장의 공사 차량으로 인한 교통안전 문제(12월 11일자 11면)를 제기한 다송마을 주민들의 분노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마을 주민들은 구미시청을 항의 방문했고, 시는 공사 차량이 마을이 아닌 13번 도로를 이용해 진·출입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영남일보 현장 취재와 다송마을 주민들의 현장 제보에 따르면, 아파트 건설 현장 공사 차량들은 여전히 마을을 지나가고 있었다. 주민들은 "구미시 행정과 공사 현장의 약속은 형식에 그쳤을 뿐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인근 학교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대형 트럭 수백 대가 마을을 지나가고 있다"며 "난폭운전과 잦은 경적 사용으로 놀란 주민들이 한두 명이 아니다"고 했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구미시 행정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주민 A씨는 "시는 첫 번째 시민운동장 도로, 두 번째 13번 도로 사용을 공사현장에 전달했다고 하지만, 이후 '협의중'이라는 말만 반복하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며 "두 번이나 마을주민을 속였다"라고 말했다. B씨 역시 "새벽부터 시끄러운 공사차량 통행소리에 주민들 모두 힘든 상황"이라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 행정의 기본책무다. 즉각적인 시정명령과 공사차량 통행제한 등 강제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구미시 관계자는 "다송마을 대신 시민운동장이나 13번 도로를 이용하라는 공문을 보냈고 이후 몇 차례 운행을 했다. 하지만 이 지역도 민원 발생으로 구미시가 특정 도로 이용을 강제할 수는 없다"며 "공사 차량 운전자들이 13번 도로보다 도로폭이 넓은 다송마을 진입로를 선호하는 것 같다. 문제가 원만히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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