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깜빡·코 찡긋·킁킁…아이가 보내는 시그널, 조기 발견 치료해야
〈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윤아기자 |
함소아한의원 대구 달서점 지민정 원장 |
어느 날 아이의 눈 깜빡임과 작은 소리가 자꾸 마음에 걸렸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었지만, 그것이 단순한 행동이 아니라는 걸 느끼는 데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틱장애는 아이의 몸과 마음이 보내는 작은 신호다. 어른들은 그것을 문제로만 보지만, 아이에게는 도움을 구하는 방식일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신호에 귀 기울이고, 아이의 속도에 맞춰 기다려주는 것이다. 작은 몸짓 뒤에 숨은 아이의 이야기를 이해할 때, 아이는 다시 건강하고 밝은 자신을 찾아갈 수 있다. 틱장애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아니라, 함께 걸어가야 할 과정임을 기억하자.
6~7세에 증상 12~13세때 가장 심해…뇌발달과 함께 호전
최근 틱장애 아동 증가세…1년이상 지속되면 '뚜렛장애'
부모역할도 중요 나쁜행동이라 꾸짖지말고 안정감줘야
◆원인과 자연 경과
틱장애는 어린이들에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신경정신과적 문제다. 갑작스럽고 불수의적으로 반복되는 움직임이나 소리가 특징이다. 이는 의도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비자발적인 행동이다. 증상의 정도와 양상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틱장애는 운동 틱과 음성 틱으로 나뉜다. 눈을 깜빡거리거나 코를 찡긋하는 행동이 운동 틱이다. 킁킁거리거나 기침 소리를 내는 것은 음성 틱이다. 두 가지 증상이 모두 1년 이상 지속되면 뚜렛장애로 진단한다.
틱장애는 대개 어린 시절에 시작된다. 보통 6~7세에 증상이 나타나고, 12~13세에 가장 심해진다. 이후 16~30세 사이에 점차 완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이는 아이들의 뇌 발달과 함께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보인다. 전체 어린이 중 약 10~20%는 일시적인 틱 증상을 경험할 수 있다. 대부분은 특별한 치료 없이도 자연적으로 호전된다. 하지만 증상이 심하거나 지속되는 경우, 적절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틱장애로 진료받는 아동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6년에는 1천897명이 진료를 받았다. 2020년에는 2천388명으로 늘어나 연평균 5.9% 증가율을 기록했다. 대구의 경우 2020년 기준, 전체 어린이 17만8천995명 중 107명이 뚜렛장애로 진료를 받았다. 이는 공식 진료 통계에 기반한 수치다. 실제 치료가 필요한 아이들은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여전히 정신적 문제를 숨기려는 문화가 존재한다. 이런 현실은 조기 발견과 치료를 어렵게 만든다.
틱장애는 기질적, 심리적, 신체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특히 뇌 신호 전달의 이상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도파민 경로의 과도한 자극은 뇌의 정보 처리 과정에 영향을 미친다. 이는 발달이 미숙한 어린이들에게 틱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현대의 자극적인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스마트폰이나 영상물 사용이 도파민 경로를 과도하게 자극한다는 것이다.
◆부모 역할 중요
틱장애는 스트레스에 민감한 질환이다. 새 학기의 변화, 학업 과제의 증가, 가족 내 갈등 등도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일상적인 환경적 변화가 아이의 증상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아이가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와 보호자는 틱장애를 관리하기 위해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첫째, 스마트폰과 텔레비전 사용을 줄인다. 놀이와 신체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발산할 기회를 제공한다. 단, 과도하게 흥분하는 상태는 피해야 한다. 둘째, 아이의 증상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 주변에서 증상을 이야기하면 아이는 자신의 증상에 대한 의식을 높이게 된다. 이는 불안을 키우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초래할 수 있다. 셋째, 틱 증상을 나쁜 행동으로 꾸짖지 않는다. 틱 증상은 의도적인 행동이 아니므로, 꾸짖는 것은 아이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스트레스를 높인다.
틱장애는 부모의 태도와 대처가 중요한 질환이다. 아이가 틱 증상을 보일 때 부모가 불안해하면, 아이는 이를 직감적으로 파악한다. 부모의 불안감은 아이에게 더 큰 불안을 심어줄 수 있다. 부모는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태도로 아이를 대해야 한다. 틱 증상은 부모의 태도와 심리적 안정감에 따라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조기 발견이 열쇠
한의학에서는 틱장애를 다양한 증상과 원인에 따라 맞춤형으로 치료한다. 스트레스와 피로, 불안을 줄이는 방향으로 치료가 진행된다. 한약 치료, 침 치료, 아로마 요법, 추나요법 등 다양한 방법이 활용된다. 한약 치료는 심신 안정과 장부의 혈액 순환을 돕는다. 침 치료는 혈액 순환을 촉진하고 몸속 노폐물 배출을 돕는다. 아로마 치료는 신경 안정과 스트레스 완화에 효과적이다. 추나요법은 근 긴장을 해소하고 신체 균형을 회복시키는 데 유용하다.
틱 증상은 단순히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사라질 것이라 기대해선 안 된다.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가의 상담과 치료를 통해 적절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아이의 뇌 발달 상태, 심리적 안정감, 환경적 요인을 종합적으로 살피는 것이 중요하다. 틱장애는 아이가 의지로 조절할 수 없는 질환이다. 부모와 보호자는 증상을 정확히 이해하고, 아이를 지원해야 한다. 치료 과정에서 부모가 긍정적이고 안정적인 태도를 보인다면, 아이의 예후는 더욱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하루 빨리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아이에게 적합한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