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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12·3 비상계엄 주도한 정치군인 카르텔 뿌리 뽑아야

2024-12-24

12·3 비상계엄 사태는 우리 군(軍)의 민주성과 중립성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윤석열 대통령을 정점으로 한 민간인들이 비상계엄을 주도했고, 그에 동조해 특수전과 수도방위, 군 정보 핵심 분야를 책임진 지휘관과 장교들이 '조연' 역할을 했다는 게 충격적이다. 군의 정상적인 명령·지휘 체계가 작동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군기 문란은 출세욕에 눈 먼 정치군인들의 비밀 카르텔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45년 전 12·12 군사반란의 주체인 '하나회'와 비슷한 군 사조직이 존재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비상계엄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그동안 베일에 싸여 있던 군내외 사조직의 실체가 속속 밝혀지고 있다. 민간인 신분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육사 카르텔로 연결된 사조직의 정점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햄버거집 계엄 모의'를 주도한 노 전 사령관의 행태는 혀를 내두르게 한다. 그는 성추행 사건으로 불명예 제대한 후 무속인 행세를 했지만, 실제로는 김 전 국방부 장관의 비선 실세로서 군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근무한 인연과 진급을 미끼로 국군정보사령부에다 최전방 기갑부대 지휘관까지 계엄 모의에 끌어들인 정황이 확인됐다.

권한이 없는 민간인과 한 줌의 정치군인들이 '국민의 군대'를 제멋대로 휘두르는 건 말이 안 된다. 비상계엄 사태는 군이 특정 세력의 정치적 도구로 전락하면 얼마나 위험한지를 새삼 깨닫게 한다. 우리 군이 근본적으로 개혁하지 못하면 이런 일이 언제 또다시 벌어질지 모른다. 당장이라도 국방부는 암세포와도 같은 군 사조직부터 발본색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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