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사의는 자유, 공백 대응은 무규정
직무대행 장기화 속 인사 공백 관리 장치 부재 지적
“제도적 보완 시급”
대구달서구청 전경. 영남일보DB
최근 대구 달서구청 부구청장 공백이 한 달가량 이어지는 가운데,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 공백을 보완할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달서구청은 지난 1일 김형일 전 부구청장이 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퇴직한 이후 한 달이 넘도록 후임 인선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와의 인사 협의가 지연되면서 부구청장 자리가 장기간 공석으로 남아 있으며, 현재는 직무대행 체제로 행정이 운영되고 있다.
부구청장 공백이 길어질 경우 행정 운영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구청장은 각 국·과에서 올라오는 주요 안건을 조정하고 대구시와의 협의 창구 역할을 맡는 자리로, 실무와 의사결정을 잇는 핵심 축에 해당한다.
특히 달서구는 인구 50만 명이 넘는 대구 최대 자치구로, '행정 체급'상 2급 공무원이 부구청장으로 배치되는 유일한 기초자치단체다. 이에 따라 대구시에서 내려오는 부단체장을 중심으로 시와의 협의나 구 내부 주요 현안 조정 기능이 운영돼 왔다. 그러나 현재는 4급에 해당하는 기획전략국장이 부구청장 직무를 대행하고 있어, 업무 부담이 커지고 기존 행정 조정 체계가 원활히 작동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지적이 내·외부적으로 나온다.
이처럼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 공백이 장기화되는 근본 원인으로는 직무대행 체제가 이러한 상황을 전제로 설계돼 있지 않다는 점이 꼽힌다. 단체장이나 부단체장이 사퇴할 경우 직무대행 체제로 전환되지만, 대행 기간의 한계나 후임 임명 시점에 대한 명확한 기준은 마련돼 있지 않다. 이 탓에 선거를 앞두고 인사 논의가 지연될 경우, 행정 공백이 장기화되더라도 이를 제도적으로 관리할 수단이 부족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광역자치단체와 기초자치단체 간 인사교류 구조 역시 이러한 문제를 키우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대구시와 구·군처럼 간부급 공무원을 1대1 방식으로 교류하는 구조에서는 전출·파견 대상자 조율이 길어질 경우 부구청장 인선이 함께 늦어지는 사례가 발생한다. 인사교류 협약은 존재하지만, 공석 발생 시 신속한 보완을 강제할 제도적 장치는 충분하지 않다는 평가다.
이에 대해 한 달서구의회 의원은 "직무대행 체제에만 의존하는 방식이 과연 적절한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인사교류 협약도 당사자들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지금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실행 시점을 명확히 해야 공백이 장기화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하는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현행 인사 운영 체계에 대한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본다.
경북대 하혜수 교수(행정학과)는 "직무대행 체제는 본래 단기간을 전제로 한 임시적 장치로, 장기간 인사 공백 상황을 감당하도록 설계된 제도가 아니다"며 "선거 국면에서 인사 공백이 일정 부분 불가피하다면 이를 전제로 임명 시한과 직무대행 권한, 대행 체제 운영 기준 등을 명확히 성문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행정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경모(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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