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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2차 국가위기, '헌정질서 회복'이란 깃발만 보고 가야

2024-12-24

윤석열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파장이 깊이와 넓이를 더해 가고 있다. 2차 국가위기가 엄습해 온다. 법치와 헌정질서를 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사라지고, 정파와 집단 이익을 앞세운 외침이 득세한다. 경제·외교에서부터 내란 혐의 수사까지 모든 분야가 공백을 맞고 뒤엉키면서 대한민국호(號)가 망망대해로 표류할 수 있다는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을 접하는 대처 능력부터 당장 의심받고 있다. 최근 신세계 그룹 정용진 회장이 5박6일간 트럼프의 플로리다 마러라고 저택에 머물려 '사적 외교'를 펼쳤다는 사실이 크게 회자됐다. 트럼프 당선 이후 만난 한국의 책임자 내지 영향력 있는 인물로는 유일하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직·간접적 외교자원을 총동원하고, 심지어 정상 부인들까지 동원돼 차기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 정립에 돌입한 상황에 비추어 보면 크게 대조적이다. 그렇다고 계엄사태 이후 국내 질서 회복이 기대만큼 이뤄지고 있느냐 하면 이 또한 아니다. 대표적으로 민주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국무총리)의 탄핵을 경고하며 목줄을 죄고 있다. '김건희 특검법' '내란 상설특검'에 대한 거부권 행사 시 탄핵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여의도 권력'에 가속도가 붙은 형국이다. 윤석열 대통령의 태도도 이해할 수 없는 수준으로 접어들고 있다. 탄핵 송달을 거부하며 지연작전에 돌입했다. 검찰·경찰·공수처 수사로 물밑에 잠겼던 사건의 조각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공분도 커지고 있다.

2차 국가 위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서 한 번 더 비끗하면 대한민국은 치명상을 입을지도 모른다. 정치인과 공직자, 수사하는 이들과 조사당하는 이들 모두 이제 '애국심'이 요구된다. 상대를 향한 증오심을 키우고, 나의 잘못은 없다는 식의 아집이 휘몰아친다면 우린 모두 역사의 죄인으로 기록될 수 밖에 없다. 자중자애를 바란다. 오로지 헌정질서 회복이란 깃발만 바라보고 나아가주길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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