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이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며 예정보다 빠른 시장직 사퇴 암시하기도
홍준표 대구시장. 영남일보DB. |
홍준표 대구시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에 대해 "대구시 조례에 따른 조국 근대화의 상징물로 좌파 세력들의 시비는 유감"이라고 밝혔다.
대구시는 23일 오후 2시 대구 동구 동대구역 광장에서 박 전 대통령 동상 제막식을 가졌다. 이에 앞서 홍 시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는 구한말 국채보상운동으로 구국운동의 중심이었고, 2·28 학생운동으로 반독재 운동의 중심이었다. 조국 근대화의 시발점이 된 섬유공업의 발상지로 5천년 가난을 벗어나게 해준 조국 근대화의 중심이 된 도시"라면서 "국채보상운동, 2·28 반독재운동의 기념탑이나 상징물은 있지만, 조국 근대화의 상징물이 없어 박정희 동상을 세우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대구역 광장은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2017년부터 대구시가 관리권을 이양받아 그간 115억 원의 시비를 들여 광장을 조성하고 최근 박정희 광장으로 명명했다. 내년 초 정산 절차를 거쳐 소유권도 이전받기로 했기 때문에 좌파 세력들의 시비는 단지 트집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통령의 자제분들을 초청하지 않은 이유는 대구시의 행정절차에 정치색이 가미되면 그 취지가 오해받을 수 있기 때문이고, 이번 행사는 대구시 조례에 따른 행사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홍 시장은 또 "안동 경북도청 천년의 숲에는 최근 8m짜리 거대한 박정희 동상 제막식도 있었는데, 거기에는 아무런 시비를 걸지 못하고 있다가 유독 대구시가 추진하는 박정희 동상 제막식에는 온갖 트집을 잡아 시비를 걸고 있는 것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날 홍 시장은 대선 출마의 뜻을 확고히 한 듯 예정보다 빠르게 시장직에서 내려올 것을 암시하는 발언도 했다.
홍 시장은 "'nomad(유목민)' 인생이다. 태어나서 23번째 이사한 게 대구"라며 "돌고 돌아 제자리로 왔다고 생각했는데 또 이사 가야 한다는 생각에 연말이 뒤숭숭하다"고 했다.
이어 "대구시장은 4년만 하고 졸업하겠다는 생각으로 '대구혁신 100+1'을 압축적으로 추진하고 있었는데, 그 시기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조급해진다"며 "어차피 선출직은 한때 지나가는 바람이다. 유목민처럼 23번이나 대한민국을 떠돌면서 내 나라가 참 살기 좋은 나라라고 늘 생각했다. 아수라판이 조속히 안정되고 정리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는 "얼마 전 보수 40%, 진보 22%, 중도 38%라는 기사를 봤다. 보수층이 대폭 늘어난 반면 진보층이 대폭 줄었다는 기사를 보고 한국 국민들은 안정 속에 성장, 분배를 갈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박근혜 탄핵 학습 효과로 내란 프레임을 뒤집어 씌워도 의외로 국민들은 차분한 편이다. 이런 난장판에도 극성적인 지지계층만 응답하는 ARS 조사에서 우리당(국민의힘) 지지율이 30%에 육박하는 걸 보면 박근혜 탄핵 때 4%하고는 판이하게 다르게 이번에는 좌파들의 집단광기에 차분하게 대처하는 것으로 보여 진다. 트럼프 2기 대책, 우크라이나 이스라엘 전쟁, 북핵 위기 등 산적한 난제들이 우리 앞에 놓여 있다. 힘냅시다"고 했다.
권혁준기자 hyeokjun@yeongnam.com
권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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