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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참사 유족 두번 울리는 조롱·모욕 범죄, 최대한 엄벌해야

2025-01-06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위한 국가애도기간이 지난 4일 끝났지만, 유족들 가슴에 새겨진 슬픔과 고통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의 참사 트라우마도 엄청나다. 그럼에도 우리사회는 상처를 치유하는 강인한 회복력을 지니고 있다. 어려울수록 서로를 더 보듬는 상부상조의 정신이 있다. 이번에도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유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연대의 힘이 어김없이 발휘됐다. 하지만 한쪽에선 희생자와 유족들을 모욕하고 조롱하는 사람들도 있다. 몰지각한 정도가 아니라 명백한 범죄행위다.

경찰이 여객기 참사 관련 허위·악성 글에 대해 신속하게 수사에 나선 건 다행이다. 지금까지 인터넷상에서 확인된 모욕성 글만 100건에 달한다. 이 중 공분을 몰고 온 사례는 의대생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이다. 참사로 어머니를 잃은 20대 의대생이 재난 구호 텐트에서 의사 국가시험을 준비한다는 기사에 "자식이 죄인인데 벌은 부모가 받았네" "역시 감귤 존경스럽다" 등의 조롱성 댓글이 이어졌다. '감귤'이란 수련병원에 복귀한 의사를 비하하는 그들만의 용어다. 또 30대 남성은 "유가족만 횡재했다. 보상금 받을 생각에 속으로는 싱글벙글일 듯"이라는 글을 인터넷에 올렸다. 그는 5일 검거되자 "아무 생각 없이 썼다"고 했다. 한심하기 짝이 없다.

과거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 때도 희생자와 유족을 모욕하는 글이 난무했다. 하지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대부분 집행유예나 벌금형에 그쳤다. 이같은 솜방망이 처벌로는 국가적 비극때마다 활개치는 반인륜적 모욕 범죄의 악순환을 끊지 못한다. 무관용 원칙에 입각해 최대한 엄벌해야 경각심을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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