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꺾고 6년 만에 정상 탈환
박항서 이어 축구 최강국 견인
김상식(가운데) 베트남 축구대표팀 감독이 '2024 미쓰비시 일렉트릭컵' 결승에서 태국을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선수들과 함께 트로피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상식호' 베트남이 동남아 최강 태국을 무너뜨리고 동남아시아 최대 축구 축제 2024 미쓰비시일렉트릭컵 챔피언에 올랐다. 김 감독은 '제2의 박항서 신드롬'을 일으킬 주역으로 우뚝 섰다.
김상식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은 5일(한국시각) 태국 방콕의 라차망칼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결승 2차전 원정 경기에서 태국을 3-2로 승리했다.
지난 3일 홈인 베트남 푸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1차전에서 2-1로 이긴 베트남은 합계 5-3으로 앞서며 우승을 확정했다.
베트남은 박항서 감독이 이끌던 2018년 대회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세 번째로 동남아축구 정상에 올랐다.
지난해 5월 베트남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처음 나선 미쓰비시컵에서 우승을 지휘해내며 주가를 한껏 높였다.
무려 6년 동안 베트남을 이끈 박 감독처럼 '장기 집권'을 이어갈 발판을 마련했다.
이로써 감독에게 '제2의 쌀딩크'라는 찬사 섞인 별명이 붙었다. 2017년부터 2023년까지 베트남 대표팀을 성공적으로 이끈 감독의 뒤를 잇는다는 의미가 담긴 별명이다.
박 감독의 별명이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지휘한 거스 히딩크 감독에 빗댄 '쌀딩크'였다.
실제로 2018년의 박 감독과 2025년의 김 감독은 공통점이 적지 않다.
두 사령탑 모두 지도자로서 내리막길을 걷다가 베트남 지휘봉을 잡고서 반전 드라마를 썼다.
김 감독은 2021년 K리그1 전북 지휘봉을 잡았다가 2023시즌 도중 성적 부진으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2021시즌 정규리그 우승, 2022시즌 정규리그 준우승과 코리아컵(당시 FA컵) 우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냈지만, 2023시즌 성적이 너무 처참했다.
박 감독 역시 베트남에 부임하기 전 경력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었다. 상주 상무(현 김천)를 이끈 2015년을 끝으로 프로팀을 지휘하지 못하고 한동안 '야인'처럼 지냈다. 2017년엔 실업축구 창원시청 감독으로 부임했고, 그해 창원시청은 리그에서 8개 팀 중 6위에 그쳤다.
베트남 지휘봉을 잡고서 빠르게 팀을 동남아 정상에 올려놓으며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한 점도 두 지도자의 공통점이다.
2017년 9월 베트남 사령탑에 오른 박 감독은 2018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 역대 첫 준우승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역대 첫 4강 진출의 호성적을 냈다.
이어 2018년 11월 개막한 2018 스즈키컵(현 미쓰비시컵)에서 우승 신화를 작성하며 명실상부 베트남 역대 최고 명장으로 인정받았다.
김 감독은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베트남 국민의 승리"라면서 "끝까지 싸워 이겨준 우리 선수들이 항상 헌신한 부분을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효설기자
이효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