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참, "북한 주장 과장 또는 기만 …어떤 미사일도 요격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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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북한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장면. 연합뉴스. |
북한이 7일 신형 극초음속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에 대한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IRBM은 마하 5(시속 6천120㎞) 이상 속도로 비행하는 미사일이다. 북한의 주장이 맞는다면 평양에서 서울까지 날아오는 데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노동신문은 이날 북한 미사일총국이 전날 IRBM 시험 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평양 교외의 발사장에서 동북 방향으로 발사된 미사일의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탄두)는 음속의 12배(마하 12·1만 4천688km/h) 속도로 1차 정점고도 99.8㎞, 2차 정점고도 42.5㎞를 기록했다고 전했다.
또 미사일이 예정된 비행궤도를 따라 비행해 1천500㎞ 계선의 공해상 목표가상수역에 정확히 탄착됐다고 강조했다. 이번 미사일은 지난해 1월과 4월에 발사한 고체연료 극초음속 미사일과 유사한 형태로 분석되며, 북한이 성능을 개량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2차 정점고도(42.5km)는 작년 4월에 쏜 '화성포-16나' 형(72.3km)보다 크게 낮아졌다. 비행 속도도 음속의 12배를 기록했다는 게 북한의 주장인데, 그간 북한이 쏜 극초음속 미사일의 최대 비행 속도는 음속의 약 10~11배 정도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비행능력이 향상됐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측이 △미국 괌기지 △주일미군 전시증원 △주변 해역 미 항모전단 등에 대응하기 위해 극초음속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봤다.
홍 연구위원은 "(북측이) '중장거리'라는 표현을 쓴 점으로 볼 때, 3천~4천km 사정거리로 미국의 괌기지를 타격하는 능력뿐만 아니라 1천km 내의 목표지점도 거리 제한을 한다면 타격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탄소섬유 복합재료와 새로운 비행·유도 체계를 적용한 점으로 미뤄 러시아로부터 기술을 협력받았을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를 내놓기도 했다.
반면 우리 군은 북한의 주장이 과장됐거나 기만일 수 있다고 봤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이 주장하는 비행거리와 2차 정점 고도 등은 기만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2차 정점 고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미사일이 한 차례 정점에 도달했을 뿐 이후 하강과 추가 상승을 통한 2차 정점은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로, 극초음속 미사일로 보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합참은 "극초음속 미사일은 종심이 짧은 한반도 내에서는 성능 발휘가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작전 환경이 좁아 감시 공백 영역이 거의 없는 한반도에서는 미사일이 변칙 기동하더라도 추적·탐지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이성준 합참 공보실장은 북한의 추가 발사 가능성에 대해 "그러한(추가 발사)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며 "우리 군은 한미 연합 정보·감시·정찰 ISR 자산과 미사일 방어체계를 기반으로 북한이 보유한 어떠한 미사일도 요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구경모기자 chosim34@yeongnam.com

구경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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