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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역사적 랜드마크로 대구 신청사 설계를

2025-01-14

[기고] 역사적 랜드마크로 대구 신청사 설계를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인류 공동체의 발자취는 때와 장소의 가치를 읽는 안목을 갈급해 오고 있다. 오랜 염원이 녹여진 부지에 을사년 새해 대구시 신청사 건축을 위한 설계 공모 절차가 진행을 앞두고 있다.

1993년 준공된 동인동 청사는 사무공간 부족으로 경북도청 후적지 산격청사로 나누어져 시민·공무원 불편은 물론 도시 위상에 상처가 되어왔다. 청사건립 부지 선정을 위한 여러 차례 시도 끝에 2019년 초부터 공모 방식으로 추진됐다. 신청사 공론화 위원회의 절차 이행과 4개 구·군의 치열한 유치경쟁, 250명 시민참여단의 합숙 토론으로 같은 해 12월22일 달서구 두류정수장부지로 결정됐다. 그러나 2022년 대구시 리더십 교체와 함께 시 부채 감축과 청사건립비 마련이란 이유로 건립 예정부지의 과반 이상 매각 추진에 많은 논란과 혼란의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설계비(162억원) 확보로 이제는 대구 미래 비전과 꿈이란 화두와 마주하게 되었다. 50만 평 두류공원에 접하며 한때 40년 동안 시민의 먹는 물 공급처이기도 했던 4만8천평 건립 예정부지는 대한민국 자유 시민 정신의 출발점인 2·28학생 기념비·광장을 근거리에 두고 있다. 건축 설계 공모를 앞두고 부지 선정 시 논의된 시민 합의를 반추하며 새로운 비전과 꿈의 다짐이 요구된다.

건물 하나가 도시 운명을 결정짓는 오늘날 디자인 시대에 건축의 힘으로 도시가 비상한 사례는 적지 않다. 스페인 공업 도시 빌바오는 구겐하임 미술관 건립으로 실업률 27%의 도시침체를 연 100만 명 국제 관광도시로 부활시켰다.

사막의 작은 어촌마을 두바이는 세계 가장 높은 건축물 부르즈 할리파와 인공 섬 팜 주메이라 등으로 도시의 경제·사회·문화적 변화를 이끌며 세계적 도시로 우뚝 섰다. 이웃 도시 아부다비도 그런 야망을 불태우고 있다. 동경도 시청사,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등에서도 도시 선견자의 안목이 번득이는 가운데 뉴욕, 런던, 파리는 상징적·예술적 고층 건축물로 지구촌에서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대표건축물 하나 언뜻 떠오르지 않는 4대 도시 대구는 도시 경영에서 미적·역사 감각은 퇴화하고 우후죽순 성냥갑 아파트와 상업성 주상복합 건물들로 점령되고 있다. 공간은 소통이자, 의식을 지배한다.

대구의 역사·문화·정체성을 담고 도시품격과 매력·자부심을 내보일 시청사 설계를 앞두고, 그간 몰입된 건축비 마련과 공무원 사무공간 확장 개념에서 벗어나 도시 활력과 경쟁력 그리고 100년 대의 역사의식을 상기할 때다. 기회는 그 가치가 읽히는 시대를 갈급한다. 대구 미래 꿈을 실현할 절호의 기회에, 근접한 139m 금봉산과 앞으로 높아져 갈 주변 고층 아파트 숲속에 2030년 완공의 20층 높이 시청사 건축계획은 비전과 상상력이 위축당한 것이 아닌지. 공동체의 미래는 상상과 감동 그리고 역사성을 가질 때 구성원들의 자부심이 생겨난다.

시청사가 시민 공동체 정신을 담는 역사적 랜드마크가 되기 위해서는 넓은 지하 주차 공간과 넓은 잔디광장에, 향후 대개조될 두류공원과 조화되는 건물의 배치·높이·형태·기능 면에 통섭적인 접근이 요구된다. 대구시민 정신이 투영된 독특한 디자인에 향후 강화될 지방분권 시대를 대비해서 교육청·경찰청 그리고 특별지방행정기관들의 입지 나아가 대구경북 통합청사도 신중히 염두에 둬야 할 것이다. 대구시민의 집합 지성이 농축되어 나타날 6년 후의 시청 건축물을 미리 상상해 보며, 내일의 역사가 될 오늘이 두렵다.

이태훈 (대구 달서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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