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인근 하천에서 보랏빛 물이 흘러나오고 있다. <독자 제공> |
대구 서구 염색산업단지 인근 하천에서 보랏빛 물이 발견(영남일보 1월10일 6면 보도)된 일과 관련, 당국이 시료 정밀 분석을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환경단체에서는 비판이 제기된다.
16일 영남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해당 보랏빛 물이 구체적으로 어떤 성분인지를 알 수 있는 유의미한 분석이 현재까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폐수 유입 당일(8일) 서구청과 함께 현장을 찾은 공공시설관리공단 달서천사업소는 폐수 시료를 체증했다. 하지만, 인근 공단이 모두 염색공장이어서 성분 분석이 무의미하다고 판단, 하수 적정 수치만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 결과, 해당 하수의 수소이온농도(pH)는 9가량으로, 평소(pH 6~8)보다 약간 높게 나온 것 외에는 특이점을 찾지 못했다는 것이다.
지난 14일 대구공공시설관리공단 달서천사업소에서 공단천 하수관로 폐수 유입 관련 관계기관 공동 회의를 가졌다. 이날 관계당국이 머리를 맞댔지만, 원인 규명에는 실패했다. 사고 당일 서구청에서 현장을 찾았지만, 날이 금세 어두워져 경로 확인에 난항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또 다음날 서구청과 대구지방환경청은 인근 공장 6곳을 방문했지만, 별다른 특이점은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정수근 대구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은 "문제 현장에서 시료를 채취해 검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기본수칙"이라며 "하수관거라도 오염 유인이 유입되면 성분 검사로 경로를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환경당국은 향후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유사 사건 발생 시 공동 대응에 나선다는 방침이지만, 재발방지책의 실효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관할 구청 관계자는 "현재로선 보랏빛 물 유입 경로를 찾기 힘들어졌다. 탐문 조사도 쉽지 않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관계기관 비상 연락망을 구축하는 등 대응력 강화를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기자 syl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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