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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구내식당 국밥이 7천원…“그냥 밖에서 사 먹을까”

2025-01-21 17:43

물가 상승에 5천원 한 끼는 옛말…새 학기 인상 불가피
“구내식당도 부담스러워” 학생·외국인 유학생 모두 울상

대학구내식당 국밥이 7천원…“그냥 밖에서 사 먹을까”
지난 17일 대구의 한 대학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구내식당을 찾은 대학생들이 오늘의 메뉴를 살펴보고 있다. 박지현기자lozpjh@yeongnam.com

지난 17일 대구의 한 대학. 방학 중임에도 계절학기를 듣는 학생들로 캠퍼스는 활기가 넘쳤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구내식당으로 몰려든 학생들 사이로 따뜻한 밥 냄새가 퍼졌다. 하지만 메뉴판에 적힌 가격은 그 온기를 무색케 했다. 졸업 관련 서류 발급차 모처럼 구내식당을 찾았다는 이 대학 졸업생 이모씨(27)는 "2~3년전만 해도 대부분 메뉴가 평균 4천원대였고, 특식도 6천원을 넘지 않았는데, 지금은 기본 메뉴가 5천원을 넘고 국밥은 7천원이나 한다"고 말했다.

인근 교직원 식당도 사정은 비슷했다. 교직원을 중심으로 운영돼 가격이 다소 높게 책정됐으나, 이용자들 역시 꾸준히 오르는 가격을 체감하고 있었다. 교직원 김모씨(58)는 "2년 전에는 5천원대였는데, 이제는 6천원을 넘는다"며 "매년 500원씩은 오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대학가에서도 '밥값' 걱정이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물가 상승 여파가 학교 내 구내식당까지 밀려오면서 5천원으로 해결할 수 있는 메뉴가 자취를 감췄다. 새 학기를 앞두고 학식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전망까지 더해지며 학생들의 걱정은 깊어지고 있다.

대구지역 대학들에 따르면 구내식당 급식비는 코로나19 기간 동안 동결됐지만, 2023년 들어 식재료와 인건비 상승이 겹치며 20~30% 인상됐다. 잦은 기상이변과 환율 상승이 식자재 가격을 끌어올리며 부담을 가중시켰다.

크게 오른 급식비는 외국인 유학생에게도 부담이다. 나이지리아에서 온 유학생 빅토씨(30)는 "얼마 전 카이스트를 방문했을 때 학식 가격이 4천~5천원대였는데, 대구는 기본적으로 6천원 이상이라 너무 비싸다"고 전했다.

문제는 다가오는 새 학기다. 급식비 추가 인상이 예상되면서 학생들의 부담이 한층 더 커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대학 구내식당은 대부분 외주업체가 입찰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데, 업체들이 원가 상승에 따른 급식비 인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

한 단체급식 업체 관계자는 "수산물과 채소류 등 기본적인 식재료 가격이 크게 올라 기존 입찰가로는 운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며 "결국 입찰가를 올릴 수밖에 없고, 이는 학식비 인상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학교 측도 난감하다는 입장이다. 외주업체가 가격을 결정하는 구조상, 이를 제어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구내식당을 찾는 학생이 줄면서 외주업체가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다"며 "학교로서도 이를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답답해 했다.
박지현기자 lozp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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