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개선 특별위원회 구성
민주 "특정 업체가 아닌 여론조사 전반을 들여다볼 것"
국힘 "여론조사 검열까지 시도하는 민주당 규탄한다"
권영세 당내 신중한 언행 당부
2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행정안전위원회 위원들이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 개선 특별위원회' 관련 민주당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도 여당 지지율과 정권연장론이 높게 나타나자 여야가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여론조사를 검증하겠다고 나섰고, 국민의힘은 언행에 신중할 것을 당부하며 내부를 단속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황정아 대변인은 2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잘못된 여론조사는 사실상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라며 "이로 인해 민심이 호도되는 일이 없도록 허점이나 제도 개선의 여지가 있는지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황 대변인은 "특정 업체가 아닌 여론조사 전반을 들여다볼 예정"이라며 "여론조사 수행 기관의 자격 요건을 갖췄는지를 비롯해 응답률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여당 지지율 등이 높은 일부 여론조사를 두고 민주당은 '보수 응답자 과표집' 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황 대변인은 "어떤 조사에서는 보수 과표집이 확실히 드러난 것이 있다"면서도 "(보수 진영이 결집하는) 추세는 무시할 수 없어서 왜 그런 경향이 나왔는지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찾아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론조사 검증 및 제도개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은 비상계엄 사태 관련 가짜뉴스 고발을 선포한 민주당의 행태를 '카톡 검열'로 규정한 데 이어 여론조사 검증 논란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분위기 반전을 노리는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이날 "여론조사 검열까지 시도하는 민주당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공포와 감시가 일상을 지배하는 빅브라더의 잿빛 미래를 꿈꾸는 것은 아닌지 되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중립성도 기대할 수 없는 당내 특위로 여론조사를 자신들이 직접 검증하겠다고 나선 목적은 여론조사 기관에 사실상의 압력을 행사해 자신들에게 유리한 결과가 나오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이 이렇게 비상식적 행태에 나서는 이유는 쉽게 알 수 있다"며 "대통령에 대한 무리한 체포와 구속 등 막무가내식 수사 압박이 이어지자 각종 여론조사에서 자신들의 생각과는 다른 결과가 잇달아 발표되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지지율 상승으로 다소 들뜬 분위기를 경계하는 모습이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시도당위원장들과 만나 민심 청취와 신중한 언행을 당부했다. 권 비대위원장은 최근 당 지지율이 반등하는 추세를 거론하며 "근래 국민의힘에 공감해주는 국민이 있는 만큼, 더욱 공손하고 겸손한 자세로 당의 철학과 가치를 깊이 새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도당위원장들도 12·3 비상계엄 이후 악화했던 지역 민심이 최근 회복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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