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총리, 이재명 직격 "정치권, 금융기관 만나는 건 신중해야"

직무정지된 한총리 이날 1차 청문회 출석
한 총리 "금융은 우리 산업 혈액, 자율성 충분히 가져야"

한덕수 국무총리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직무 정지된 한덕수 국무총리가 22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근 금융권 수장들을 만난 것을 두고 신중하지 못한 행동이라고 평가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민주당 이 대표의 6대 시중 은행장 간담회에 대한 질의에 "정치권의 고위직이 금융기관을 직접 만나서 요청을 하는 것은 상당히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 대표가 6대 시중 은행장을 불러 만난 것은 오만의 발로다. 잘못하면 야당 주도로 옛날 관치 금융으로 회귀할 수 있는 문제라 본다"며 한 총리에 의견을 물었다. 이에 한 총리는 "전적으로 동감한다"며 "금융 부분은 우리 산업의 혈액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동시에 자율성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 그래서 모든 나라가 금융에 대한 자율권을 광범위하게 인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총리는 "일반적인 정치 행위를 금융에다 넣기 시작하면 금융이 제대로 발전하고 필요할 때 민간 기업에 대해 혈액 역할을 할 수가 없다"며 "어느 나라 정부도, 특히 정치권 고위직이 금융기관을 직접 만나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은행권 간담회'에서 조용병 은행연합회장과 6대 시중 은행장(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IBK기업)을 만났다. 간담회에는 이 대표 외에도 국회 정무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해 중소기업·소상공인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정치권과 금융계에선 야당 대표가 은행장들을 불러 모은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해당 간담회를 두고 "이 대표가 민주당 정무위 위원들과 함께 6대 은행장들을 소집해 군기 잡기에 나섰다"고 주장했다. 정치권과 금융권에서 비판이 이어지자 이 대표는 "일부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뭘 강요해서 얻어보거나 강제하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며 "금융기관들이 필요한 게 어떤 건지, 정치권이 어떤 걸 지원할 수 있는지 들으려는 자리"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