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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정년에 대하여

2025-02-05

[동네뉴스-시민기자 세상보기] 정년에 대하여

지난해 말 우리나라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인구의 20%가 넘는 초고령 사회로 진입했다. 55~64세 경제활동 참가율은 역대 최대로 지난해 71.6%를 기록했다. 평균 근로 희망 나이도 73.3세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법정 정년은 2016년 한 차례 연장된 뒤 10년째 60세를 유지하고 있다. 예전 우리네 부모님 때와는 달리 수명도 건강도 훨씬 좋아져 우스갯말로 '60세면 경로당 문턱도 못 넘는다' 할 만큼 60세는 청년 못지않게 젊기도 하다.

사실상 정년에 구애받지 않고 계속 일하는 노년층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노사정에서도 65세 정년을 논의하고 있지만 좀처럼 속도가 나고 있지 않다. 노동계에서는 법정 정년을 65세로 올리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례로 필자는 안전교육 강사로 활동했다. 시작은 2003년 한국도로교통공단에서 각 초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한 학교에 한 명씩 엄마를 추천해 달라고 해서 순수한 봉사의 마음으로 어린이 교통안전 수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정식직원도 아니었고 월급을 받는 사람도 아니었다. 3~4년이 지나 교통비 정도의 강사료가 나오게 되었고 4~5년 전부터 강사료가 조금 올랐다. 연간 4만5천600명의 어린이집과 유치원, 초등학교에 직접 모형 신호등과 횡단보도를 들고 가서 안전하게 길 건너기, 안전하게 차 타기, 눈·비 올 때의 안전, 안전띠 매기 등 교통안전에 관한 이론 수업을 하고 횡단보도 건너기 실습, 차도에 내려서지 않기, 왼쪽 오른쪽 살피기, 손들고 차가 완전히 멈추었을 때 운전자를 보며 뛰지 말고 건너기 등의 교육을 마치면 40~50분의 시간이 걸린다. 어르신 교통사고 줄이기 행사에도 노인복지관, 어르신대학, 경로당을 찾아가 어르신 교통 안전수업을 했다.

23년이란 시간이 지나 60세가 되었는데, 어린이 수업을 못 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23년간 수업을 했으면 그 누구보다 더 잘할 텐데 담당자가 10년도 넘은 규정을 보여 주었다. 어린이 안전교육지도사는 60세를 정년으로 하고 정년을 지난 안전교육지도사는 모범안전 교육사로 추대하고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정말 황당했다. 갑자기 듣는 정년 이야기에 공단 강원본부 이사장님께 구구절절 8장의 손편지를 보냈다. 60세이면 아직 젊고 23년간의 수업은 분명 노하우가 있다고 10년도 더 전에 정해진 규칙을 보완해 주십사 했다. 하지만 돌아오는 답은 60세라 어린이 교육을 할 수 없다며, 앞으로 심의는 해 보겠다는 말뿐이었다.

공단의 필요 때문에 봉사자를 추천받아 직원도 아닌 강사로 쓰다가 60세면 못한다는 말에 사람을 귀하게 다룰 줄 모르는 공단에 대한 서운함이 몹시도 컸다. 건강이 허락한다면 경력직을 재고용하는 것도 OECD 1위 노인 빈곤율도 줄이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강명주 시민기자 kmejuw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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