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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이란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받아들이는 힘을 기르는 과정이다. 예전에는 분노와 욕망에 즉각적으로 반응했지만, 이제는 한 걸음 물러나 관망할 여유가 생겼다.
'깨어 있으라'. 삶의 본질을 다시 일깨우는 한마디였다. 순간을 온전히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명상의 핵심이었다. 그 순간을 받아들이는 태도가 곧 삶의 흐름과 조화를 이루는 법이다. 삶은 강물처럼 흐른다. 거스르면 고통스럽지만, 받아들이면 한결 가벼워진다.
우리는 때때로 서로에게 상처를 주지만, 결국 모두 연결된 존재들이다. 불교의 '연기(緣起)' 사상을 통해, 낯선 이들까지도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음을 깨닫게 된다. 하지만 현실은 경쟁과 다툼으로 가득하다. 혹자는 이 이야기가 현실과 동떨어졌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곰'을 읽는 동안, 나는 자유로웠다. 과거의 아픔과 미움도 결국 흐려지고 사라져, 스스로 위로할 수 있었다.
티베트는 오랜 세월 명상의 중심지였다. 수 세기 동안 불교 수행자들이 깨달음을 찾던 곳이며, 달라이 라마를 비롯한 영적 지도자들이 수행해온 터전이다. 이제 티베트는 내면의 평화를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하나의 성지가 됐다. 하지만 진정한 쉼은 반드시 멀리 있는 성지를 찾아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며, 이 순간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것에서 시작된다.
'곰'은 우리에게 묻는다. 과거를 후회하거나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지금, 여기'에 머물고 있는가? 그것이야말로 온전한 삶을 경험하는 길이다. 좋은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삶이 우리에게 건네는 작은 선물일지도 모른다. 내게 '곰'은 그런 친구였다. 책이든, 사람이든, 혹은 자기 자신이든, 삶을 한층 가볍게 해줄 좋은 친구를 만나길 바란다.
심미정(새마을문고중앙회대구북구지부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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