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점검 〈상〉 대구 초·중·고 3월부터 AI교과서로 수업
![]() |
지난해 12월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열린 AI 디지털 교과서 영어 최종 합격본의 시연 행사에서 관계자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AIDT)의 주요 기능을 토대로 참여형 수업 및 학생 맞춤교육 방법 등을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
3월 새 학기부터 대구지역 AI(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가 본격 도입된다. 여·야 간 법안 개정으로 교과서 지위 여부를 두고 갈등을 빚어왔으나 우여곡절 끝에 교과서 지위로 3월 첫 운영된다. 도입을 목전에 두고 있지만 지역 AI 교과서 도입 관련 논란은 여전하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학교별 AI 교과서 선정 자율성 침해 여부와 기존 서책형 교과서에 비해 가격이 높은 구독료다.
![]() |
◆학교 선정 자율성 침해 논란
이달 초 교육부는 AI 교과서 관련 학교 자율 선정 공문을 시행했다. 교육부 방침에 따라 각 학교에 AI 교과서 선정 자율성을 줬다. 하지만 대구에는 선정 자율성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게 전교조 대구지부 측 주장이다.
대구 총 466개교 중 458곳 채택
"학교 자율 무시한 채 도입 압박"
비판에 시교육청 "그런 적 없어"
교과서당 4만원 '서책의 2~3배'
전국 32% 선정…지역별 온도차
전교조는 "대구시교육청은 학교에서 자율 선정이 가능하다는 공문을 발송했지만, 공문 취지와 무관하게 각 학교에 AI 교과서들을 의무 선정하도록 각종 경로를 통해 압박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했다. 전교조의 주장은 교육부가 내놓은 전국 17개 시·도의 AI 교과서 선정(목표치) 현황(지난 17일 기준)을 두고 한 말이다. 대구지역 선정률이 압도적으로 높아서다. 대구 전체 학교 수 466개교 중 458개교가 AI 교과서를 도입할 예정이다. 비율로는 대구가 98%다. 전국 평균 (32.3%)과 비교하면 큰 차이가 난다. 대구 다음으로 비율이 높은 도시는 강원(49%)지역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 서울(24%), 부산(35%), 인천(20%) 등도 저조한 편이다.
시교육청은 학교에 압박을 가한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학교 자체적으로 교과서를 검증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교에 도입을 압박한 적이 없다. 정부와 교육청이 모든 재원을 지원하는 사업으로, 시도는 해보고 난 후에 적정성 여부를 판단해도 늦지 않다"며 "학생 맞춤형 교육은 물론 교사가 학생을 빠르고 정확히 파악할 수 있어 업무 경감에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어 "교과서를 검증할 때 교육부가 여러 기준을 통해 철저히 확인한다. 이러한 과정을 학교 단위에서 판단하고 선정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고 덧붙였다.
◆서책형보다 비싼 구독료
최근 결정된 AI 교과서 구독료 가격도 논쟁의 중심에 있다. 교육부는 지난 20일 교과서 개발업체들과 구독료 협상에 합의했다. 총 76종 AI 교과서 중 74종에 대한 가격을 명시했다. 교과서당 평균 가격은 4만946원이다.
평균 1만~2만원대의 서책형 교과서와는 가격 면에서 2~3배가량 차이가 난다. AI 교과서는 대부분 1년 기준이지만 일부는 6개월용도 있어 실제 가격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AI 교과서를 활용하기 위해선 구독료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이용료가 별도 존재한다. 구독을 위한 서버로, 교육부와 관련 망을 제공할 네이버와 협의해 이용료는 1인당 평균 1만원 정도로 결정됐다. 결국 AI 교과서는 평균가에 클라우드 이용료를 포함하면 실제 5만원가량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역의 한 교육계 관계자는 "올해 시교육청이 구독료로 예산 89억원을 책정했다"며 "이미 여러 보조 교육자료는 많다. 막대한 예산을 들여 운영한 결과에 비해 효과는 미비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시교육청은 3월 AI 교과서 도입을 목표로 모든 준비를 마친 상태다. 지난해 선도학교로 지정된 65개교(연구학교 3교 포함)에서 시범 운영했다. 관련 교사의 연수는 1만2천명 규모로 완료했다. 학교 무선망도 정비해 해당 학년의 학생이 동시에 접속 가능한 인프라를 구축했다. 디바이스도 1인1기기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대구지역은 AI 교과서 정책 추진 시작부터 현재까지 모든 측면에서 많은 준비를 해왔다. 시행 중에 문제가 발생한다면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갈 계획"이라며 "시교육청의 최종 목표는 모든 학교가 AI 교과서를 경험해 보고, 아이들이 학습을 조금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김종윤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