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전망치 1.5%로 ↓… 경기 둔화 우려 반영
높은 환율 부담 속 금리 인하… 내수 활성화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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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5일 기준금리를 연 3.00%에서 2.75%로 0.25%p(포인트) 인하했다. 한은이 지난 2022년 10월 기준금리를 2.7%에서 3.0%로 인상한 이후 2년 4개월만에 다시 2%대 시대가 열린 셈이다.
한은이 높은 원/달러 환율(1천430원대)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금리를 인하한 것은 한국 경제가 빠르게 하강하고 있다는 위기의식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은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 2기의 관세 정책과 국내 정치 불안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9%에서 1.5%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소비와 투자를 활성화해 내수 경기 둔화를 막기 위한 필요성도 제기됐다.
이로써 이번 금리 인하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6연속 인하가 단행된 사례에 버금가는 조치다. 정치적 불안과 경기 둔화가 겹치면서 소비와 투자가 더욱 위축될 우려가 커지자, 3연속 금리 인하 필요성도 더욱 강조됐다.
그러나 지난달 금통위 회의에서는 환율 급등 등 외부 요인에 대한 부담으로 기준금리가 3.00%로 동결된 바 있다. 당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경기만 보면 금리 인하가 타당하지만, 정치적 불안이 환율을 비정상적으로 끌어올리고 있어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 인하 결정은 성장 지표의 악화와 트럼프 정부의 관세전쟁 위험이 가중되면서 내려졌다. 지난해 한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예상보다 낮은 2.0%에 머물렀으며, 4분기 성장률도 0.1%에 그치며 반등에 실패했다.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에도 10~25%의 관세가 부과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국내외 기관들은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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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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