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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긴급 점검] 하편=대구 AI 교과서, 기대와 우려 속 개학 맞는다

2025-03-02

긴급점검 〈하〉 대구 AI 교과서, 기대와 우려 속 개학 맞는다

[긴급 점검] 하편=대구 AI 교과서, 기대와 우려 속 개학 맞는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긴급 점검] 하편=대구 AI 교과서, 기대와 우려 속 개학 맞는다
3월 신학기부터 대구지역 초등 3·4학년, 중1, 고1을 대상으로 AI교과서가 본격 도입된다. 사진은 지난 1월 23일 오전 신학기를 앞두고 대구시교육청 산하 대구학교지원센터 관계자들이 정화여고에서 학생들에게 배부될 교과서(서책형)를 분류하는 장면. 영남일보DB
3월 신학기부터 대구지역 초등 3·4학년, 중1, 고1을 대상으로 AI 교과서(이하 AIDT)가 본격적으로 도입된다. 대상 과목은 영어·수학·정보이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수준에 맞춘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하지만 디지털 과잉 의존, 개인정보 보호, 교사의 역할 변화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수두룩하다. AIDT가 교육 혁신의 도구가 될지, 새로운 교육 격차를 초래할지는 어떻게 운영하는냐에 따라 판가름된다.

◆AIDT 직접 시연해보니
지난달 27일 대구시교육청에서 AIDT 시연회가 열렸다. 실제 수업 활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한 절차다. 시연은 중1 수학(일차방정식) 단원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교사용 AIDT에는 종이 교과서 내용이 그대로 디지털화돼 있었다. 개념 설명과 예제 풀이가 깔끔하게 구현됐다. 문제 난이도는 '쉬움, 보통, 어려움'으로 자동 조정됐다. 교사가 문제를 제시하면 AI가 학생별 맞춤형 문제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영어 교과서는 AI가 학생 발음을 실시간으로 교정했다. 원어민 교사의 1:1 피드백을 대체할 수 있어 효과적인 영어 학습이 가능할 것으로 보였다.
정보 파트에선 AI의 강점이 두드러졌다. 이정미 장학사는 "코딩 실습에선 학생별 피드백이 필수다. AI 교과서는 단순 오탈자나 기본적 실수를 즉시 교정해 학습 효율을 높여준다"고 했다.

AIDT의 가장 큰 특징은 수업 방식에 따라 교과서 내용을 자유롭게 재구성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교사는 학습 수준과 수업 목표에 맞춰 개념 설명, 문제 유형, 학습 자료 등을 조정할 수 있다. 종이 교과서의 개념 설명을 활용하면서도, 문제 난이도 조정이나 추가 자료 삽입이 가능하다.

AIDT 활용 시 보조 역할을 하는 AI '챗봇' 기능도 눈길을 끌었다. 학생들 질문에 즉각 응답했지만, 일반적으로 많은 분야에 적용되는 오픈 AI 기반의 대화형 AI와는 달랐다. 답을 직접 알려주기보다 힌트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학습 범위 내에서만 작동해 학생이 교육 분야 이상으로 사용할 수는 없었다. 수업과 무관한 질문엔 "관련 없는 내용"이라는 메시지가 떴다.

[긴급 점검] 하편=대구 AI 교과서, 기대와 우려 속 개학 맞는다
◆시범학교 운영 결과, 교사 반응은
시교육청은 지난해 디지털 선도학교 65곳을 운영하며 AIDT 시범사업을 했다. 교원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연수를 진행했다. 시범학교는 AIDT와 유사한 민간 AI 교재를 활용한 수업이 이뤄졌다.

전용욱 교사(대구 숙천초등)은 "처음엔 AI 교과서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지만, 직접 사용해보니 학생들 반응이 긍정적이었다"며 "특히 AI를 활용한 맞춤형 피드백 기능이 학습 효율을 높이는 데 유용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교사 연수의 한계도 지적됐다. 지난해 시범사업에 참여한 한 교사는 "기능 자체는 익히기 어렵지 않지만, 이를 효과적으로 수업에 적용하려면 더 많은 실습과 사례 공유가 필요하다"며 "교사의 디지털 교육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연수가 정기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교육 혁신'인가 VS '부담' 인가
AIDT는 맞춤형 학습이 가능하지만, 학습 집중도를 떨어뜨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교육청은 40~50분 수업 내내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하지 않는 만큼 디지털 과몰입 우려는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교사가 학생들의 모니터 화면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학습 태도 관리도 용이하다고 설명했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숙제다. AIDT는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문제를 제공한다. 이는 개별 학습을 가능하게 하지만 동시에 개인정보 유출 우려도 따른다. 교육부는 강력한 보안망을 통해 데이터를 관리하겠다고 밝혔지만,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보다 명확한 보호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교사의 역할도 바뀔 전망이다. AI가 교사 업무를 줄이기보다는 새로운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 교사는 "AI 교과서가 맞춤형 학습을 지원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교사가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AI 시스템을 익히고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 새로운 업무가 추가된다"며 "결국 디지털 교육 역량을 키우는 것도 교사들의 몫"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AIDT가 혁신적인 학습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임완철 경상국립대 교수는 'AI 기반 디지털 교과서의 교육적 효과와 한계'라는 논문을 통해 "AI 교과서는 개별 학습 지원에 효과적이지만, 학생들의 비판적 사고력 저하와 과도한 기술 의존이 우려된다"며 "교사의 적절한 개입과 병행 학습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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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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