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는 전문의 복귀 않는 의대생 '위기의 의료'
전국 17곳 중 9곳 10명 미만
24시간 고강도 노동·저임금
전문의 감소 응급의료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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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역외상센터 응급수술 현장. 의료진이 중증외상 환자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긴박하게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영남일보 AI 제작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한지아(국민의힘)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 전담 전문의 수는 총 188명이다. 2017년 176명에서 2021년 199명으로 증가한 이후 2022·2023년 189명을 기록하며 감소세로 전환됐다. 지난해(187명)와 올해(188명)도 전문의 부족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경북대병원 권역외상센터 전담 전문의 수는 2018년 12명에서 올해 8명으로 감소했다. 이는 전국적으로 중위권 수준이지만, 법적 기준을 겨우 충족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목포한국병원(5명), 원광대병원(4명), 원주기독병원(8명) 등 9개 권역외상센터도 전문의 10명 미만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권역외상센터 전문의 감소는 열악한 처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권역외상센터 전담 전문의들에게 2017년 연 1억2천만원을 지원한 이후 2018~2024년 1억4천400만원, 올해는 1억6천만원으로 증액했다. 그러나 이는 전공의를 제외한 의사 평균 연봉보다 낮은 수준이다.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전문의들은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지만, 보상은 부족한 상황이다. 권역외상센터 특성상 24시간 응급 대응이 필수적이지만, 최소 인원으로 운영되면서 의료진의 업무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처우 수준으로는 필수의료 인력 유출을 막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권역외상센터 전문의는 "중증외상 환자를 24시간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의료진의 피로도는 극에 달해 있다"며 "하지만 보상은 일반 개원의보다 낮아 이직을 고민하는 동료가 많다"고 토로했다.
권역외상센터는 다발성 골절, 과다 출혈 등으로 생명이 위독한 중증외상 환자를 치료하는 최후의 보루다. 하지만 전문의 인력난이 심화하면서 응급의료 공백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특히 최소 인원으로 운영되는 센터들은 환자 안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대구 수성구 A병원장은 "현실적인 보상책과 근무 환경 개선이 없다면 필수 의료 인력 유출은 계속될 것"이라며 "정부가 더 늦기 전에 적극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