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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이도 혹시 사이버 도박...도박 청소년 '17만명' 시대

2025-03-11

도박 목격 학생도 108만명

대구 도박검거 청소년 20021년 1건서 지난해 37건 급증

내 아이도 혹시 사이버 도박...도박 청소년 17만명 시대
구글 ImageFX를 이용해 생성한 이미지.
올해 초 대구의 한 중학교가 발칵 뒤집혔다. 나름 '공부에 진심'인 학생들로 가득했던 이 학교에 때아닌 '사이버 도박' 문제가 터진 탓이다.
평범한 중학생인 A군에게 당시 같은 학교 친구인 B군이 돈을 빌리러 왔다. A군은 별다른 경계감 없이 설 명절에 받은 용돈 등 쌈짓돈을 건넸다. 그렇게 빌려준 돈은 수만 원. 성인 기준으론 그리 크지 않은 금액이었다. 하지만 이 돈이 사이버 도박 자금으로 쓰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A군도, 학교도 상황이 심각해졌다.

A군을 비롯해 B군에게 돈을 빌려준 학생들은 지난달(2월) 대구의 한 기관에서 전문 강사의 청소년 도박 예방 강의를 들어야 했다. 직접 도박을 한 청소년뿐만 아니라 A군처럼 돈을 빌려준 청소년들에게도 도박 예방 교육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A군의 보호자는 "관계 기관에서 청소년 도박 예방 강의 일정을 안내하는 문자를 받고 너무 놀랐고 마음도 복잡했다. 남녀노소 스마트폰이 없는 사람이 없으니, 청소년들도 너무 쉽게 사이버 도박에 빠져드는 것 같다"며 "다른 학교, 다른 지역엔 또 얼마나 많은 청소년들이 사이버 도박에 무방비로 노출됐을 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청소년 사이버 도박 문제가 사회 전반에 만연하다. 누구보다도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청소년들이 사이버 도박에 무분별하게 노출되는 상황이다. 특히, 주변 친구들과의 분위기에 쉽게 동조하는 청소년 특성상, 전파 속도가 상상 이상인 수준에 이를 수 있다는 사회적 우려도 크다.

최근 한국도박문제예방치유원이 발간한 '2024년 청소년 도박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조사 대상(전국 초등 4학년~고교 3학년·1만2천명)의 4.3%가 도박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주변 친구들의 도박 목격한 경험도 27.3%였다. 이를 전체 청소년(2024년 4월 기준 /395만1천773명) 대비 환산하면 각각 16만9천여명(도박 직접 경험), 107만8천여명(친구 도박행위 목격)으로 추산된다.

도박 청소년 평균 연령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경찰청 '청소년 도박근절 종합대책 자료'에 따르면 도박혐의로 형사입건된 14세 이상~19세 미만 소년범은 2019년 평균 17.3세였는데, 2023년엔 16.1세로 1.2세 낮아졌다. 같은 기간 검거 인원 역시 72명에서 171명으로 2배 이상 늘었다.
대구라고 예외는 아니다. 대구에서 도박으로 경찰에 검거된 청소년 범죄는 2021년 1건에서 지난해 37건으로 폭증했다. 지난해 대구에서 붙잡힌 전체 도박 범죄(76건) 건수의 49%에 달한다.

문제는 대응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사이버 범죄 자체가 통제하기 어려운 데다, 청소년의 범법행위를 성인과 같은 잣대로 재단하기엔 다소 무리가 있어서다.

배상균 박사(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는 "각종 모바일 간편결제 시스템의 일상화로 청소년 경제권이 일부 부모 통제에서 벗어난 게 하나의 원인"이라며 "청소년이 대상인 만큼 책임 범위 내에서 벌을 주되 개선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대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도 경찰력을 집중해 도박 사이트 등을 폐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시웅기자 jet123@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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