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몸조심하길 바란다”최 대행 압박
국힘 “시정잡배나 할 법한 추격적인 망언” 맹비난
여권 잠룡들도 비판 가세

경찰의 신변보호를 받게 되면서 장외 활동을 재개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9일 방탄복을 착용한 채 윤석열 대통령 파면 촉구 국회의원 도보행진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19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라고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최후통첩'을 날렸다. 민주당은 최 대행이 마 후보자를 임명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고 최 대행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였다. 이 과정에선 나온 이재명 대표의 발언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지금 민주당의 상황은 다급해 보인다. 헌재의 결정 전부터 매일 같이 마 후보자에 대한 조속한 임명을 촉구한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갈수록 강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8명인 헌재 재판관이 만장일치 합의에 이르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당내에서는 자칫 기각·각하가 나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전날(1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헌법 수호의 막중한 책무를 져버리고 헌정질서를 유린하는 책임을 더 이상 묵과하기 어렵다"면서 “최 대행은 19일까지 마 후보자를 임명하라"고 촉구했다.
이재명 당 대표도 광주에서 기자들을 만나 “주어진 권력을 남용하면 어떤 대가를 치르게 되는지 반드시 알게 될 것"이라며 “국민과 역사가 최 대행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최 대행을 압박했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헌재의 판결을 무시하는 최상목을 즉시 탄핵해 헌법질서를 수호해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최 대행의 탄핵을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최 대행은 민주당의 압박에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에 민주당 이 대표는 19일 광화문 광장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지금 이 순간부터 국민 누구나 (최상목을) 직무 유기 현행범으로 체포할 수 있기 때문에 몸조심하길 바란다"며 최 대행에 대한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올렸다.
이 대표의 '몸조심' 발언이 알려지면서 여권에선 거센 비판이 나왔다. 국민의힘은 “시정잡배나 할 법한 충격적인 망언"이라며 “이 대표가 본인 재판을 앞두고 사법 리스크가 현실화하자 이성을 잃은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공당의 대표가 행정부 수장을 탄핵으로 겁박하고 몸조심하라고 협박하는 것은 도를 넘은 폭주"라며 “그가 선을 넘을수록 국민적 분노가 민주당을 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권 잠룡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SNS에 “깡패들이 쓰는 말"이라고 지적했다. 원희룡 전 국토부 장관은 '조폭식 협박'이라며 “조폭의 입을 닫으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본인 재판 선고가 다가오니 섬뜩한 조폭의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며 “이재명 특유의 폭력적 보복 광기"라고 날을 세웠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개딸(이재명 대표 지지자)들에게 대통령 권한대행을 체포하라고 선동하는 것인가"라며 “만에 하나 이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면 이 나라는 끔찍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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