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 尹 탄핵 과정에서 사법부 한쪽으로 치우쳐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절차와 과정이 가장 중요, 공수처 수사권 없어
박근혜 전 대통령 업적 재평가 받을 것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도 내비쳐

국민의힘 유영하 의원.
정치가 혼한스러운 요즘, 지역 입장에선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은 정치계 원로이자 전직 대통령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존재다. 일선에서 물러난 그지만, 지역에 머물며 필요시 정치권에 메시지를 내는 것만으로도 정치권에 그리고 지역에 큰 파장과 교훈을 준다. 그런 그에게 현안을 논의할 수 있는 최측근이 있다. 박 전 대통령 복심으로 불리는 국민의힘 유영하(대구 달서갑) 의원이다. 유 의원은 솔직하다. 때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옳지 못한 것에 대해 쓴소리를 한다. 그는 “올바르지 못한 것, 잘못된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선출된 국회의원이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건 비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그의 관심은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과 사법부에 쏠려있다. 법조인이었던 그가 보기에도 사법부가 한쪽으로 너무 치우친 탓이다. 유 의원은 진실을 밝히기 위해선 적법한 절차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절차가 투명하지 않다면 그 결과도 오염된다는 주장이다. 유 의원은 “엄격하게 보면 윤 대통령 수사 주체인 공수처는 수사권이 없었다. 수사권이 없는 사람이 수사를 한 수사 결과물은 결국 증거 능력이 하나도 없는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유 의원은 사법부에서도 윤 대통령에게 내란죄 판결을 내리긴 어려울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그는 “내란죄 우두머리는 법상 사형 또는 무기밖에 없기 때문에 내란죄 구성 요건이 굉장히 엄격하다"며 “국회의원을 체포해서 국회 의결을 방해한 적이 없었기 때문에 내란죄가 인정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당 지도부와 박 전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그는 정말 분위기가 좋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권성동 선배가 서서 '죄송합니다'라고 이야기를 꺼냈고 대통령께서 '다 지난 일'이라며 부드럽게 받아주셨다"며 “다만 '집권당 대표가 소신이 지나쳐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라는 말씀은 박 전 대통령이 평소에도 너무 자주 하던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훗날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이라 확신했다. 세조 때 대역죄로 처형됐던 사육신이 오늘날 충신으로 대접받는 것처럼 역사는 진실은 반드시 가려진다고 믿는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은 뇌물을 받거나 누구를 봐주기로 했거나 등의 일을 성정상 할 수 없는 분"이라며 “유일한 실수라면 사람을 너무 믿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드 배치, 개성공단 철수, 지소미아 등 대통령이 이뤄낸 업적들은 역사가 반드시 재평가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유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 정국을 넘어서기 위해선 정치권의 통합과 승복을 촉구했다. 정치의 본질이 통합인 만큼 내전을 피하기 위해 헌재 결과에 승복함과 동시에 통합을 위한 정치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그는 “정치는 전쟁이 아니고 게임으로 봐야 한다. 게임에선 상대방에게 치명타를 줄 수 없다. 다만 치명타를 주는 정치가 계속되면 그건 게임이 아닌 전쟁이 된다. 전쟁은 누군가를 죽이는 것"이라며 “이번 탄핵 선고에 대해 진영을 떠나 정치인들은 국가를 생각해서라도 승복해야 된다. 내가 박 전 대통령 재판 결과에 대해서도 승복했던 것도 그 재판에 대한 룰에 승복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대구에 대한 큰 애정을 드러낸 그는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시장 출마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시장 출마 전 반드시 지역 구민들에게 양해부터 구하겠다고 강조한 그는 “대구 출신이란 것에 대해 굉장히 자부심이 있었다. 하지만 예전에 기억했던 대구의 이미지와 지금 이미지는 너무 다르다"며 “현재 대구는 인구 소멸에 더해 지방 소멸까지 겹친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시민들이 대구에 산다는 것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느끼면서 살 수 있는 그런 대구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서정혁

정재훈
서울본부 선임기자 정재훈입니다. 대통령실과 국회 여당을 출입하고 있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