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5차 공개 입찰 결과, 부지 응찰자 한 명도 없어
다음 입찰 시 감액은 규정상 어려워 또다른 대응 방안 있어야

영남중·고등학교 <영남일보 AI 제작>
최근 매각작업에 번번이 실패한 대구 영남중·고교 부지가 매각가 최대 20% 한도의 벽에 갇혔다. 공개입찰때마다 매각가가 높아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가격을 하향조정해야 하지만 이미 한도까지 내린 상태여서 추가 감액이 힘들어진 것이다.
20일 대구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영남교육재단이 영남중·고교 부지 매각을 위해 온비드에 공고한 공개 입찰 결과, 최종 유찰됐다. 이번이 벌써 5차 입찰로, 총금액은 1천872억원이었지만 또다시 유찰됐다.
5차 입찰에 붙인 매각가는 당초 영남재단이 시교육청으로부터 승인받은 감정가 2천340억원에서 20%(468억원) 감액한 금액이다.
문제는 영남재단이 향후 공개 입찰에 다시 도전하더라도 가격 하향 조정은 더 이상 힘들다는 점이다.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시행령 제40조를 보면 매각을 위한 일반입찰을 2번 실시해도 낙찰되지 않은 일반재산에 대해 3번째 입찰부터 최초 매각 예정가격(2천340억원)의 100분의 80을 최저 한도로 한다. 최대 20%까지만 감액이 가능하다는 것.
현재 재단측이 제시할 수 있는 최저금액은 1천872억원이다.향후 6차, 7차 입찰을 해도 관련 규정에 따라 동일 금액으로만 가능하다.
꽁꽁 얼어붙은 부동산 경기 불황속에서 부지 매각가액이 높아 구매자가 쉽게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현재 금액으론 매각 가능성이 낮아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재단 측에서도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매각 절차는 당분간 지연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영남재단 관계자는 “5차 유찰 이후 계획에 대해 아직까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이사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에야 향후 계획에 대해 언급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앞서 영남재단은 지난 1월 첫 공개 입찰을 통해 학교 부지를 내놨다. 당시 감정가인 2천340억원으로 공고를 냈으나 유찰됐고, 2차에도 동일 금액으로 매각하지 못했다. 3차에는 전체 금액에서 10% 감액한 2천106억원으로 결정했지만, 또 유찰됐다. 4차와 5차 시기에는 20% 감액한 1천872억원으로 낮췄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대구시교육청은 “영남재단 측에서 새로운 대안을 제안해오면 협의를 통해 조율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영남중·고교 부지 매각작업이 원활하게 성사되도록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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