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재명 대표 향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
김승수·유영하 정계선 헌법재판관 향해 날 세우기도
민주 이재명 대표 헌재 판단 존중하면서도 “국민이 납득할지 모르겠다”

2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앞에서 국민의힘 김정재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측 관계자가 1인 시위 방식 등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24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 탄핵안을 기각하자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십자포화를 쏟아냈고, 민주당은 “국민이 납득하겠나"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한 대행 탄핵 심판 선고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기각은) 거대 야당의 무리한 입법 폭거에 대한 사법부의 엄중한 경고"라며 “지난해 12월 민주당 주도로 통과한 탄핵안이 헌정 파괴 목적의 정략적 탄핵이었음이 다시 입증됐다"고 밝혔다.
권성동 원내대표도 “이재명 세력의 입법권력을 동원한 내란음모에 헌법의 철퇴가 가해졌다. 당연한 결과"라며 “이 대표는 기각될 것을 알면서도 본인의 정략적 목적을 위한 졸속 탄핵으로 87일이나 국정을 마비시킨 것을 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차기 대권 주자들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는 이날 SNS에 “애초부터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일"이었다고 평가했고, 홍준표 대구시장은 “진영 논리에 의거한 재판이 될 줄 알았는데 헌법 논리에 충실한 재판이어서 안심했다"고 적었다.
대구경북(TK)지역 의원들도 SNS에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추경호(대구 달성) 의원은 “민주당의 9전 9패, 줄탄핵, 줄기각이라는 처참한 성적표"라며 “프로 세계에서 이 정도 수준이면 리그 강등이자 감독 방출"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용(고령-성주-칠곡) 의원도 민주당의 줄탄핵 기각을 꼬집으며 윤석열 대통령이 복귀할 수 있도록 헌재가 더 헌법적 책무를 다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날 유일하게 인용 의견을 낸 정계선 헌법재판관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승수(대구 북구을) 의원은 정 헌법재판관을 향해 “자숙하라"고 했고 유영하(대구 달서갑) 의원은 “그의 판단이 놀랍지도 않지만 같은 법조인이라는 것이 그냥 창피할 뿐"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민주당 이 대표는 이날 “헌재 결정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지만 명백하게 고의로 헌법기관 구성이라는 헌법상 의무를 어긴 행위에 탄핵할 정도는 이르지 않았다고 판결했다"며 “국민이 납득할지 모르겠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도 조속히 선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노무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안은 훨씬 더 복잡했는데도 90일 남짓 만에 다 선고했다"며 “윤 대통령 탄핵 심판은 어제로 100일이 지났음에도 선고기일조차 잡히지 않아 국민 사이에서 심리적 내전을 넘어 물리적 내전까지 예고되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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