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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사통팔달을 꿈꾸는 영양 .1] 육지 속의 섬

2025-03-26

관문도로·읍내 간선도로가 편도 1차로…교통, 지난 30년간 제자리걸음

 

[사통팔달을 꿈꾸는 영양 .1] 육지 속의 섬

영양 군청 앞 2차선 도로.(영양 스토리텔링) 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영양을 다녀왔다. 30년 전이나 20년 전과 도로 여건이나 교통망이 달라진 게 없었다. 다른 지역은 그렇지 않았다. 전라도나 충청도, 강원도, 경북의 다른 곳은 달랐다. 없던 고속도로는 물론, 새로 생겨난 도로나 확장된 기존 도로를 쉽게 만날 수 있다. 영양군은 그렇지 않으니, '육지속의 섬'이 되지 않을 수가 없다. 육지에 있어도 바다에 있는 섬처럼 접근성이 너무나 떨어지기 때문에 얻게 된 불명예스런 별칭이다. 영양군은 전국에서 교통여건이 가장 열악한 지역으로 꼽힌다.

영양을 관통하는 중심 도로는 국도 31호선. 청송-영양-봉화로 이어지는 구간은 특히 최고 난이도의 왕복 2차선이어서 주민들은 '통곡의 길'로 부르기도 한다.

 

전국에서 손꼽히는 교통오지

외부와 통하는 국도 31호선

왕복 2차로로 추월도 곤란해

국도·지방도 4차로 고사하고

철도·고속도로 없는 3無 지역

 

읍내에서 응급의료센터까지

이송시간은 1시간 넘게 걸려

군민 목숨과 건강 발목 잡아

 

수려한 자연경관·문화유산

국민 모두가 향유할 수 있게

정부 차원 인프라 개선 절실

[사통팔달을 꿈꾸는 영양 .1] 육지 속의 섬

영양군 영양읍 전경. 교통인프라 부족으로 군민의 일상생활과 의료·교육·경제 활동에 큰 불편을 겪어온 영양군은 남북9축 고속도로 개통 등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확보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영양군 제공)

◆접근성 떨어지는 도로로 생활환경 열악해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상주~영덕 고속도로로 올려 달리다, 동청송·영양 IC를 빠져나와 영양 읍내로 향했다. 이때부터 국도를 타고 갔다. 편도 1차선인 왕복 2차선 도로가 계속 이어졌다. 요즘 보기 드문 국도였다. 도로 상태가 좋지 않음은 물론, 추월이 불가능해 속도를 낼 수도 없었다. 제한속도 시속 30㎞인 곳도 수시로 나타났다. 아무리 바쁜 상황이어도 속도가 느린 화물차나 공사용 트럭 등을 만나면 추월을 할 수가 없다. 대구에서 영양군청까지 2시간 약간 넘게 걸렸는데, 국도에서 걸린 시간이 40분 정도 된 것 같다. 영양에서 안동까지 가려고 해도 1시간 이상 걸리고, 청송까지 가는 데도 50분 정도 걸린다.

영양군에서 외부로 통하는 유일한 도로인 국도 31호선 영양 구간은 산과 강을 끼고 도로가 이어지는데, 도로 상태가 열악하다. 낙석 피해가 종종 발생하고, 커브 길도 많아 전방 시야 확보가 어려워 교통사고도 많이 일어난다. 입암면에서 영양읍에 이르는 도로는 특히 낙석과 도로 침수가 반복돼 사고가 수시로 발생하고, 응급환자 발생 시 골든타임을 놓치게 해 인명 손실로 이어지곤 한다. 이 중 감천 구간은 해마다 태풍이나 장마 등 자연재해로 침수되어 통행이 제한되기도 한다.

영양군의 도로망은 영양읍 관문도로인 31호선 국도를 포함해 모두 편도 1차선 이하다. 인접 도로와의 접근성이 매우 낮을 수밖에 없다. 가장 가까운 상주~영덕 고속도로가 몇 년 전에 개통됐지만, 안동이나 청송 등 인근 도시를 오고가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는 실정이다. 이러한 도로 여건 때문에 영양읍 내에서 가장 가까운 응급의료센터까지 1시간이 넘게 걸려 군민들의 목숨과 건강도 열악한 도로가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국민총생산 6위 선진국인 지금의 한국에서 군청이 있는 읍내를 통과하는 중심차도가 왕복 2차로 도로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지역이 영양군 말고 우리나라 어느 곳에 있을까.

왕복 4차선이 하나 없는 국도나 지방도의 상황만이 심각한 것은 아니다. 영양군에는 철도가 없고, 고속도로도 없다. 그래서 '교통 3무'라는 오명까지 얻고 있는 영양군은 어느 지역보다 열악한 '교통망 오지'에 속한다.

우리나라가 그동안 빠르게 발전하고 도로 여건이나 교통망도 어느 나라보다 좋아졌지만, 영양은 '육지속의 섬'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기존 도로의 확충, 고속도로와 철도 개통 등이 시급하지만 정부의 인식과 관심 부족으로 관련 사업이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금 우리나라의 가장 절박한 과제가 세계 최악의 출산율과 인구 감소, 그리고 지방소멸 위기의 문제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국가의 존립 자체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길이 없으면 사람과 물자가 오갈 수 없고, 사람이 오가지 않으면 있는 길도 없어진다. 사람이 오가지 않으면 그곳에 사람이 오랜 세월 동안 이루어놓은 문화와 예술이 사라지고, 보물 같은 자연환경도 쓸모없게 된다.

열악한 도로 여건, 현대사회에 필수 환경인 고속도로와 철도가 없는 지역인 영양군의 현실이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전라도나 강원도, 다른 경북 지역은 오랜만에 가보면 새로 생긴 고속도로나 고속도로 같은 국도, 확장된 기존 도로 등을 만나게 되면서, 우리나라 도로 환경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 좋아졌다는 말을 동행자들과 함께 하곤 했다. 영양만은 여전히 그대로인 것이다.

이러한 교통 불편은 영양군이 산업이나 관광을 비롯한 모든 분야에서 낙후될 수밖에 없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문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지역 소멸 위기에서도 벗어날 수 없다.

[사통팔달을 꿈꾸는 영양 .1] 육지 속의 섬

영양군청길에 남북9축 고속도로 조기건설 현수막이 걸려있다.

◆부족한 교통망 지역발전 가로막아

이처럼 영양군이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교통오지로 남아있으니, 군민들의 일상생활은 물론, 의료·교육·경제 활동에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직접적인 장애물이 되고 있음은 물론이다. 교통 인프라 개선은 지역 발전과 경제 활성화,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육지속의 섬'으로 남아있으면, 갈수록 지역소멸의 위기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주민들이 외지로 계속 빠져나갈 수밖에 없다.

영양군의 인구는 1966년에는 6만8천153명이었고, 1973년에는 정점인 7만791명에 이르렀다. 그랬던 인구가 2024년에는 1만5천328명으로 급감했다. 지난 1월말 영양군 인구는 1만5천309명이다.

이처럼 영양군은 1970년대 한때 인구 7만명을 넘기도 했으나, 전국의 도시화 현상에 따른 젊은 층의 유출이 가속화되면서 브레이크 없는 내리막길을 달려왔다. 전국의 모든 농어촌이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영양군은 특히 교통망이 옛날 그대로인 열악한 환경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계속되는 쇠락의 길을 걸어왔다.

인구 유출이 계속되면서 2002년 처음으로 하나의 읍을 설치할 수 있는 인구 수 기준인 2만명대가 붕괴되었고, 결국 소멸위험지역 중에서도 고위험지역으로 분류되었다. 인구 2만 명이 무너지면 병의원, 편의시설, 공공시설, 대중교통 등의 운영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이러한 시설들이 먼저 사라지고 인구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 이에 2020년에는 전국 처음으로 인구대응센터를 설치하게 되었다.

영양군은 전국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은 기초자치단체이다. 또한 육지의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지역이다. 다리로 연결되지도 않은 섬들이 대부분인 인천광역시 옹진군보다도 인구가 적다.

◆교통망 확충으로 힐링과 문화관광 메카로 거듭나야

이런 세월 속에서도 근근이 버텨온 영양군이다. 더 이상 이런 '육지속의 섬' 상황이 이어져서는 안된다. 경상북도에서 가장 높은 지형을 이루는 영양군은 서쪽은 안동시, 북쪽은 봉화군, 남쪽은 청송군, 동쪽은 영덕군·울진군과 접하고 있다. 영양군은 일월산, 통고산, 백암산 등이 둘러싸고 있다.

이런 지형의 청정자연을 바탕으로 펼쳐진 영양군의 수려한 자연환경은 어느 지역 못지않게 빼어나다. 주민들은 이곳의 맑은 공기와 바람, 그리고 강한 태양빛으로 최상의 농산물을 빚어내고 있다. 두들마을과 주실마을, 시인 조지훈·오일도 생가, 전통음식(음식디미방) 등 조상들이 일궈온 소중한 유·무형 문화유산도 어느 지역보다 풍부하다. 현대인들의 심신 건강, 특히 정신적 건강을 도울 천혜의 보고이다. 교통망이 제대로 갖춰지면 온 국민이 어렵지 않게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영양군의 이러한 자산은 심신의 힐링이 절실한 국민 모두가 그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영양군의 교통 인프라 개선은 지역 차원의 문제가 아리라, 국가적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과제다. 영양군의 교통망을 정비하고 확충하는 일은 단순히 영양군민의 불편을 해소하는 차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절실한 균형발전을 위한 첫 걸음이자, 지역소멸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길이다. 국가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사통발달 교통망이 갖춰짐으로써 영양은 한국인이 가장 선호하는 힐링과 문화관광의 핵심지역으로 꼽게 될 것이다. 글=김봉규 영남일보부설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 연구위원 사진=박관영기자 zone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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