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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로 본 경북 산불] 역대 가장 빠른 시간당 8.2㎞ 속도로 번졌다

2025-03-30 20:31
[숫자로 본 경북 산불] 역대 가장 빠른 시간당 8.2㎞ 속도로 번졌다

29일, 경북 의성군 일대 산림이 산불로 까맣게 그을려 있다. 경북 북부지역 산불은 22일 의성에서 시작돼 일주일 가까이 확산됐고, 28일 주불이 진화됐다. 이현덕기자 lhd@yeongnam.com

지난 22일 의성에서 시작한 산불이 경북 북·동부지역을 완전히 초토화시켰다. 고온건조한 날씨에 강풍까지 더해지면서 사상 최악의 피해를 남겼다. 특히 예상치 못한 속도로 번진 화마는 대피할 시간조차 주지 않으면서 최악의 인명 피해를 입혔다. 2025년 의성 산불 재난 상황을 숫자로 살펴봤다.

▲8.2㎞=초속 27m 강풍을 타고 역대 최고치인 시간당 8.2㎞ 속도로 이동하며 산림은 물론 주택, 공장, 농경지, 선박까지 불태웠다. 이전까지 가장 빠른 확산 속도를 보였던 2019년 강원 속초·고성 산불 당시 (시간당 5.2㎞) 보다 훨씬 더 빨랐다. 안동에서 청송·영양을 넘어 51㎞ 떨어진 영덕까지 번지는 데 불과 한나절 밖에 걸리지 않았다.

▲25개소=산불은 천년의 역사도 한줌 재로 만들었다. 경북도 등에 따르면 이번 산불로 지역 문화재 25개소가 피해을 입은 것으로 집계됐다. 천년고찰 의성 고운사 연수전과 가운루 등에 이어 국가지정 민속문화유산인 청송 사남고택도 전소됐고, 서벽고택 역시 안채와 기둥이 일부 소실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청송 만세루(전소), 송소 고택, 영양 답곡리 만지송(천연기념물) 등도 화마를 피하지 못했다. 안동 지산서당, 국탄댁, 송석재사, 지촌종택도 전소됐다.

▲26명=대형화를 넘어 재난성 화재로 기록된 이번 산불은 자연뿐만 아니라 사람에게도 마수를 뻗쳤다. 너무 빠른 확산 속도에 미처 대피를 못 했거나 피난 중이던 사람 등 24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산불 진화를 위해 투입됐던 헬기 조종사와 산불감시원도 화마를 피하지 못하고 순직했다. 경북 산불로 인한 사망자만 26명에 이른다. 지역별로는 의성 2명, 안동 4명, 청송 4명, 영양 7명, 영덕 9명이다.

▲149 시간=의성 안평면 괴산리 야산에서 시작된 산불은 경북 북동부권 5개 시군으로 번진불은 확산을 거듭하다 149시간 만에 주불이 진화됐다. 27일 경북 곳곳에 단비가 내려 확산 속도를 늦췄고, 다음 날 큰 불길을 모조리 잡을 수 있었다.

▲928㎞- 경북 산불 전체 화선의 길이만 928㎞에 달했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고속도로를 한 번 왕복하고도 128㎞가 남는 거리이자 한반도를 종단할 만큼의 길이다. 한반도 최남단 마라도에서 함경북도 온성군까지 거리는 약 1천㎞ 정도. 지역별 화선 길이는 의성이 277㎞로 가장 길고, 청송(187㎞), 영양(185㎞), 안동(171㎞), 영덕(108㎞) 순이었다.

▲3,369동=30일 현재 잠정 피해주택 수만 3천369동에 이른다. 이 중 3천308동은 전소됐다. 특히 영덕(1천246동)과 안동(1천92동)이 큰 피해를 입었다. 주택 외에도 경북 도내 공장 3곳과 창고 68개가 산불 피해를 입었다. 경북도는 이재민들을 위해 긴급주거시설인 '모듈러 주택'을 우선 지원할 예정이다.

▲37,361명=행여나 산불이 집과 농경지를 덥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3만7천361명 대피했다. 전 주민 대피령이 내려진 청송에서만 한 때 1만8천192명이 체육관 등지로 대피했다. 안동과 의성에서도 대피 인원이 나란히 5천명을 넘었다. 이들 가운데 3만1천228명은 집으로 돌아갔으나 6천133명은 아직도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45,157㏊=몸집을 한껏 불린 '악마 산불'은 강풍을 타고 경북지역 산림 4만5천157㏊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혔다. 이는 축구장 6만3천245개, 여의도 156개 면적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이전 최악의 산불은 2020년 동해안 산불 피해(2만3천794㏊) 규모의 2배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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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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