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우리가 인내하고 기다릴 수 있는 최후 통첩 시간은 4월 1일”
박 “ 그 이후에는 모든 행동을 다 할 것” 탄핵 암시
국힘 민주 줄탄핵 예고에 “삼권 분립 부정하는 쿠데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에게 4월 1일까지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하라며 최후 통첩을 날렸다. 한 권한대행이 끝내 임명을 거부한다면 다시 탄핵을 추진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 권한대행을 향해 “윤석열 복귀 프로젝트를 멈추고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4월 1일까지 임명하라"며 “한 총리가 헌법수호 책무를 이행하지 않는다면 민주당은 중대 결심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우리가 인내하고 기다릴 수 있는 최후 통첩 시간은 4월 1일"이라며 “그 이후에는 이 혼란을 막기 위한 어떤 결단도 할 수 있다. 모든 행동을 다 할 것"이라고 했다. 한 권한대행이 마 후보자를 끝내 임명하지 않을 경우 재탄핵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이날 박 원내대표의 발언은 당내 강경 초선들을 중심으로 나왔던 재탄핵 목소리를 당 지도부가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가볍지 않다. 이같은 민주당의 초강세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일이 계속 늦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이 종결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아직 선고기일이 잡히지 않는 가운데 이대로 가면 헌법재판관 2명(문형배·이미선)의 임기가 종료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지난 28일 성명서를 내고 “마 후보자를 임명하지 않는다면 바로 한 권한대행에 대한 재탄핵 절차에 들어가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들은 “모든 국무위원에게도 똑같이 경고한다"며 “(한 대행 탄핵) 이후 권한대행으로 승계될 경우 마 후보자를 즉시 임명하라. 그렇지 않을 경우 마찬가지로 즉시 탄핵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줄탄핵을 경고한 데 대해 “그런 발상을 한다는 자체가 삼권분립을 부정하는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은 30일 논평을 통해 “마은혁 재판관을 임명하지 않으면 한 대행은 물론 모든 국무위원들을 아무것도 따지지 않고 즉시 탄핵하겠다고 협박했다"며 “이는 명백한 내란 자백"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부 전복을 목적으로 줄탄핵을 예고한 것만으로도 내란음모, 선동에 해당하며 실제 실행하면 내란죄에 해당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도 29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것(국무위원 총탄핵)을 실행하면 내란죄이고 이미 이런 음모를 꾸며서 행정부를 상대로 협박하는 것 자체가 내란음모죄이자 내란선동죄"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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