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참한 재·보선 결과에 국힘 지도부 “무겁게 받아들인다”

권영세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
신동욱 “민심 바로미터라고 보는 것에 동의하지 않아”
김종혁 “놀라운 정신 승리”꼬집어

김석준 부산시교육감 후보가 2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하자 꽃다발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3일 계엄·탄핵 국면에서 치러진 4·2 재보궐선거 결과에 대해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이번 재보선에서 기초단체장 5곳 중 1곳(경북 김천)만 차지하는 데 그쳤다. 특히 부산교육감도 진보 진영 후보가 보수 진영을 상대로 승리하는 등 사실상 뼈아픈 결과를 받았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선거 결과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국민 목소리에 더 세심히 귀를 기울이고, 가열하게 변화·혁신하며 국민의 마음을 얻을 때까지 모든 노력을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강명구 의원도 한 매체에서 “선거 결과는 민심의 바로미터"라며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민의힘은 현역 국회의원이 있는 '텃밭'인 경남 거제를 민주당에 내준 것에 대한 위기감을 나타났다. 김기현 의원은 이날 SNS에 “거제시장과 아산시장 선거 패배는 직전 단체장이 모두 우리 당 출신이었다는 점에서 정말 뼈아프다"며 “민심의 죽비를 무겁게 받아들이겠다"고 적었다.

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이 이번 선거 결과를 직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종혁 전 최고위원은 선거 결과를 공유하며 “사실상 전멸"이라며 “그런데 당 지도부는 패배가 아니라고 한다. 참으로 놀라운 정신 승리"라며 비판했다.

이번 선거 결과가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보기 어렵다는 주장도 나왔다.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3일 비상대책위원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재보선 패배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패배란 표현은 저희가 쓰는 표현이 아니다"고 답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정국이 이렇다 보니 지도부가 선거 유세에 참여하지 못했고,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에 민심이 반영된 결과"라며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보는 것에는 크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부연했다.

한편 이번 재보선에서 기초자치단체장 5곳 중 국민의힘은 1곳, 민주당은 3곳, 조국혁신당은 1곳에서 승리했다. 5곳 중 4곳이 국민의힘, 1곳이 더불어민주당이었던 구도가 반대로 뒤집힌 셈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후보를 공천하지 않은 곳도 있고 지도부가 총력전을 펼친 선거도 아니었지만 결과가 처참한 건 사실"이라며 “다만 이번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민주당 텃밭에서 승리한 것을 보면 당이 아닌 인물 경쟁력이 중요한 선거였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서정혁기자 seo1900@yeongnam.com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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