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 잠룡들 출마·불출마 밝히며 몸풀기 나서
대선일 확정될 경우 이재명 대표직 사퇴 예정
조국혁신당 민주당에 오픈푸라이머리 제안
![[대통령 탄핵]대선 준비 시작한 야권…범진보 잠룡들 속속 출마 선언](https://www.yeongnam.com/mnt/file_m/202504/rcv.YNA.20250404.PYH2025040418550001300_P1.jpg)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선고된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계를 보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사실상 조기 대선이 시작되면서 진보 진영이 본격적인 대선 준비에 나선 모양새다. 비명(비이재명)계 잠룡들도 출마·불출마 의사를 밝히며 몸풀기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의 사퇴와 동시에 경선룰 준비 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민주당 이 대표는 오는 9일쯤 당 대표직을 내려놓고 대권 행보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전망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8일 국무회의에서 대선일을 지정할 가능성이 커 일정을 맞춘 것이란 분석이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2심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며 사법리스크의 족쇄에서 풀려난 데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전원일치 파면 결정으로 '이재명 대세론'에 힘을 얻고 있다.
이 대표에 맞서기 위한 비명계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민주당 김두관 전 의원은 가장 먼저 대선 출마 의지를 밝혔다. 김 전 의원 측은 전날 공지를 통해 7일 오전 서울 민주당 당사에서 공식 출마 기자회견을 연다고 밝혔다.
이른바 비명계의 대표격인 3김(김부겸·김경수·김동연)도 출마를 저울질하며 상황을 살피고 있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현재 상황을 지켜보고 있지만,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리는 6일 “고심 끝에 출마하는 쪽으로 적극 검토중"이라며 “8일 이후 출마 선언을 공식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초 출마 여부를 고심했던 김 전 총리가 출마를 확정지은 건 통합 역할론을 주문하는 일각의 조언을 받아들인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도 빠르면 이번주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도지사는 탄핵 심판 선고 직후 가진 기자회견 자리에서도 '새로운 시작'을 강조한 바 있다. 그는 “이제는 광장의 분열과 적대를 끝내고 국민적 에너지를 모아 경제 대전환을 이뤄내야 한다"고 국가 회복 필요성을 언급하며 “새로운 대한민국을 열어가야 한다. 저도 절박하게,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직후의 김 도지사 메시지를 두고, 사실상 대선 출마 의지를 내비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그는 출마에 나설 경우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들을 중심으로 캠프를 꾸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총선에서 유일하게 부산에서 당선된 전재수 의원도 경선 도전 여부를 고심하고 있으며, 임종석 전 비서실장은 다음주초까지 입장을 정리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가 사퇴하면 박찬대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맡아 당내 경선을 관리할 선관위 출범 등을 진두지휘한다. 민주당의 현행 경선 규정은 권리당원 50%, 일반 국민 50%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당 일각에서 일반 국민 100% 참여 방식과 모든 야권에 문호를 개방하는 완전국민경선(오픈프라이머리)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되지만, 시간이 촉박한 만큼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 중론이다.
민주당 김윤덕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경선 시간은 30일 정도밖에 안 된다"며 “(선거를 위한) 실무적 준비가 안 됐기 때문에 새로운 경선룰을 정하거나 경선을 준비하는 데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국혁신당은 민주당에 재차 오픈프라이머리를 제안하며 대선 체제 전환을 요구했다. 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압도적 승리의 정권 교체만이 내란을 완벽히 종식하는 길"이라며 “이제 진정한 새로운 다수 연합이 필요하며 그 시작은 오픈프라이머리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혁신당의 제안에 “각 당에서 대통령 후보를 정하고 이후에 야권 단일화해 정권 교체를 실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거듭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만큼 혁신당의 제안이 받아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한편 비명계 인사 중 한 명으로 꼽혔던 박용진 전 의원은 이날 불출마를 선언했다. 박 전 의원은 이날 SNS를 통해 “경선 후보가 아닌 평당원으로서 국민 승리와 정권교체를 위한 제 역할을 찾아 헌신하겠다"며 “더 낮은 자세로 역량을 키우고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서정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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