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4월2일을 '미국 해방의 날(Liberation Day)'로 선언했다. 전 세계를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면서다. 트럼프가 말한 '해방'은 미국이 피해를 보고 있는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서 벗어난다는 뜻이다. 아무리 트럼프식 과장법이라고 해도 세계 최강국이 '해방' 운운하는 게 뜬금없다. 트럼프가 피해자 코스프레를 할 만큼 미국의 관세 손실이 그토록 심각한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분명한 건 트럼프가 전대미문의 글로벌 관세전쟁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드러내려 한다는 사실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은 설계부터가 잘못됐다. 관세율 산정 방식이 지극히 자의적이고 주먹구구식이다. 미국이 특정 국가와의 교역에서 발생한 무역적자액을 그 나라에서 수입하는 금액으로 나누는 식이다. 이렇게 해서 한국에 매긴 관세율이 50%인데, 이를 선심쓰듯 절반으로 깎아줘 25%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한국은 한미 FTA에 따라 거의 모든 미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상호 관세율이 아니라 무역적자액을 기준으로 관세를 매긴다니 황당하다. 상호관세율이 50% 안팎인 중국, 베트남 같은 나라는 더 그럴 것이다.
관세를 무기 삼아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이루겠다는 트럼프의 야심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지금 상황은 반대로 흘러간다. 상호관세에 따른 내수침체 우려로 미국 증권시장이 폭락하고, 반(反) 트럼프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가 말한 '해방의 날'이 '몰락의 날'이 될지도 모르겠다.
허석윤 논설위원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정책은 설계부터가 잘못됐다. 관세율 산정 방식이 지극히 자의적이고 주먹구구식이다. 미국이 특정 국가와의 교역에서 발생한 무역적자액을 그 나라에서 수입하는 금액으로 나누는 식이다. 이렇게 해서 한국에 매긴 관세율이 50%인데, 이를 선심쓰듯 절반으로 깎아줘 25%를 부과한다는 것이다. 알다시피 한국은 한미 FTA에 따라 거의 모든 미국산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상호 관세율이 아니라 무역적자액을 기준으로 관세를 매긴다니 황당하다. 상호관세율이 50% 안팎인 중국, 베트남 같은 나라는 더 그럴 것이다.
관세를 무기 삼아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이루겠다는 트럼프의 야심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지금 상황은 반대로 흘러간다. 상호관세에 따른 내수침체 우려로 미국 증권시장이 폭락하고, 반(反) 트럼프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가 말한 '해방의 날'이 '몰락의 날'이 될지도 모르겠다.
허석윤 논설위원

허석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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