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일보TV

[사설] 오세훈 서울시장 대선 불출마, 국민의힘이 배워야 할 것

2025-04-14

국민의힘 대선 유력 주자로 꼽혀온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12일 "이번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국민이 진심으로 '보수가 새롭게 태어났다, 기대할 수 있겠다'고 체감할 수 있다면 미약하게나마 제 한 몸 기꺼이 비켜드리고 승리의 길을 열어드려야겠다고 결심했다"면서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오만한 함정에 빠져선 안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런저런 이유가 있겠지만 "멈춰야 할 때는 멈추는 용기도 필요하다"는 그의 말처럼 그는 멈췄다.

김문수 전 장관은 "제가 나서면 위대한 대한민국으로 만들 수 있다. 저 김문수만이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누가 이 거대한 악의 세력과 맞서 싸워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느냐…저 나경원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동훈 전 대표는"이기는 선택은 바로 한동훈"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재명을 넘어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후보인 저, 안철수를 선택해 달라"고 못 박았다. 모두가 '나 아니면 안 된다'고 강조하니, 국민들에게는 '나 아니어도 된다'는 말이 더 깊은 울림을 준다.

오 시장이 불출마와 함께 "다른 후보를 도울 수는 있다"고 말하면서 국민의힘 주자들의 합종연횡(合縱連橫)이 시작됐다. 그와 손을 잡으려 주요 주자들은 오 시장의 결단을 높이 평가하고 그의 지지층 흡수에 나서는 모양새다. 김문수·나경원은 햄버거회동을 하면서 "어느 후보와도 같이 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합종연횡은 양날의 검이다. 유연하게 손을 잡고 '나 아니어도 된다'는 전략을 추구한다면 야당과 대결에서 힘을 발휘할 수 있겠지만, 서로를 향한 적대적 공격만 남발하며 '나만 된다'고 쪼개진다면 본선을 치르기도 전에 스스로 붕괴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