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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형식의 길] 달성공원 재도약의 꿈

2025-04-16
[길형식의 길] 달성공원 재도약의 꿈
길형식 거리활동가
대구 시민이라면 누구나 한 가지쯤은 보석 같은 추억이 담겨있는 장소 달성공원(달성토성). 대구 12경(景)으로 가장 오래된 도심 한복판의 공원이며 시민들의 위안처라 해도 과언이 아닌 곳. 대구라는 도시의 시작이며 근본이기도 하다.

현재의 달성공원 일대는 청동기시대 당시 지역을 통치하던 부족 국가의 세력 기반으로 추정되는데, 신라에 복속되며 역사서에 첫 기록이 등장한다. '삼국사기'에 따르면 서기 261년(신라 첨해왕 15) 달벌성을 쌓았다고 전해진다. 고려 중엽부터는 달성 서씨 세거지로 조선 세종 때 이르러 국가에 헌납했다. 이곳은 군사 요충지로 임진왜란 때는 임시로 감영이 들어서기도 했다.

오욕과 굴종의 역사도 함께 했는데 1894년 청일전쟁을 일으킨 일본군이 이곳에 주둔한 것이 그 시작이다. 1905년에 공원이 조성되었고, 일제강점기 시절에 달성공원 내에 일본 거류민들이 '요배전'이란 사당을 세웠고, 이를 정비해 '대구신사'를 세웠다. 일본 패망 후 신사는 단군을 모시는 사당으로 이용되기도 했으나 결국 모두 철거되었다.

1965년 달성공원 종합조성계획 수립을 시작으로, 1969년에는 현대적인 공원으로 탈바꿈했다. 그리고 1970년 5월5일 대구 최초이자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동물원을 개원했다. 1969년 신범식 문화공보부 장관의 달성공원 시찰 때, 김수학 대구 시장의 동물원 설치 건의로 급속히 진행된 것이다. 영친왕 이구의 설계로 만들어진 동물원에는 창경원의 동물들이 대규모로 이주했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달성공원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 있는데 바로 225㎝의 키다리 아저씨 고(故) 류기성씨다. 한국 거인들의 모임 '거인구락부'의 회원으로 1971년부터 1998년까지 달성공원의 수문장으로 근무했다.

길고 긴 역사만큼이나 문제점도 산재해 있다. 50년을 훌쩍 넘겨버린 동물원의 노후화된 시설과 그로 인한 일부 동물들의 정형행동은 해결해야 할 큰 숙제다. 다행히도 2027년 완공 예정인 대구대공원 내 대구동물원으로 이전이 예정된 상태긴 하지만 그동안 너무 지지부진했던 것도 사실이다.

대구의 시작과 함께한 달성공원은 그 자체로 시민의 삶과 함께 걸어온 동반자다. 동물원 이전이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달성토성 복원 사업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질 예정이라 한다. 신라에서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를 거쳐 오늘날까지, 1천800여 년의 대구의 역사가 스며들어있는 달성공원은 과연 어떤 모습으로 복원될까? 부디 달성 재도약의 달성 공간으로 변모하길 조심스레 꿈꿔본다.
길형식 거리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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